최근 정부 부처와 공공기관의 대국민 소통 방식이 뚜렷하게 변하고 있다. 과거 공공 홍보는 보도자료 배포, 브리핑, 기관장 메시지 발표 등 일방향 전달 구조에 머무는 경우가 많았다. 정책은 발표되고, 국민은 수용하는 구조였다. 그러나 디지털 플랫폼이 일상화되고 정보 접근성이 급격히 높아지면서 이러한 방식은 더 이상 충분하지 않다. 국민은 이제 정책의 결과뿐 아니라 과정, 맥락, 의도까지 확인하려 한다. 정책을 얼마나 설명하고 공감대를 형성하느냐가 행정 성과의 중요한 변수로 작용하는 시대다.
이 변화는 단순한 홍보 기법의 혁신이 아니라 정책 거버넌스의 진화로 이해할 수 있다. 지방자치단체의 캐릭터 기반 콘텐츠, 공기업의 SNS 소통 채널, 숏폼 영상과 밈(meme)을 활용한 정보 전달은 모두 정책을 ‘알리는 것’이 아니라 ‘이해시키는 것’에 초점을 둔다. 미국 교통안전국(TSA)이 소셜미디어에서 시민의 질문에 유머와 친절한 설명으로 응답하며 신뢰를 구축한 사례 역시 같은 맥락이다. 정책은 발표만으로 완성되지 않으며 사회적 공감이 형성될 때 비로소 실행력이 확보된다.
특히 흥미로운 점은 전통적으로 B2B 구조에 머물렀던 전문 공공기관들까지 소통 전략을 재정립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방송·통신·전파·ICT와 같이 기술 중심의 공공 업무는 그동안 정부, 지자체, 기업을 주요 고객으로 삼아 왔다. 그러나 디지털 전환이 가속화되면서 통신 인프라, 전파 관리, 데이터 정책은 산업 경쟁력과 국민 일상 안전에 직결되는 영역이 되었다. 기술 정책에 대한 이해 부족은 곧 정책 불신이나 오해로 이어질 수 있고, 이는 산업 생태계 전반에 영향을 준다. 전문성이 높을수록 더 쉽게 설명해야 한다는 요구가 나오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한국방송통신전파진흥원은 이러한 환경 변화 속에서 정책 설명 방식을 적극적으로 재구성하고 있다. 전파와 디지털 기술을 단순한 규제·관리의 대상으로 제시하기보다, 우리의 일상과 산업 현장에서 어떻게 활용되는지를 보여 주는 콘텐츠를 강화하고 있다. 기관장이 직접 참여해 복잡한 기술을 쉽게 해설하거나, 현장 사례 중심의 영상 콘텐츠를 제작하는 시도 역시 정책의 실체를 구체적으로 전달하기 위한 노력으로 볼 수 있다. 이는 기관을 홍보하는 차원을 넘어 기술 정책의 사회적 이해 기반을 넓히려는 접근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궁극적으로 공공 홍보의 역할은 기관 인지도 제고를 넘어 정책 신뢰를 설계하는 데 있다. 복잡한 정책을 국민의 언어로 번역하고 실행 과정을 투명하게 공유하며 사회적 질문에 성실하게 답하는 구조를 만드는 것, 그것이 공공 커뮤니케이션의 핵심 과제다. 사업 구조가 B2B라 하더라도 소통은 B2C 관점에서 이루어질 때 정책은 생명력을 갖는다. 앞으로 공공기관의 경쟁력은 정책의 전문성뿐 아니라, 그 전문성을 얼마나 설득력 있게 설명하고 사회적 공감으로 전환할 수 있는지에 의해 평가받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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