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재혁 국민연금공단 기획이사익히 아는 대로 ‘복리의 마법’이란 이자에 이자가 붙어 돈이 불어나는 원리다. 세계적 투자자인 워런 버핏이 투자의 제1 원칙으로 꼽았고, 알베르트 아인슈타인도 세계 8대 불가사의 중 하나라고 했다. ‘72 법칙’도 비슷하다. 이는 수익률에 따라 원금이 2배로 불어나는 기간을 가늠하는 공식이다. 예를 들어 1억 원을 투자하고 연평균 수익률 6%라면 ‘72÷6=12’, 즉 12년이면 2억 원이 된다는 뜻이다.
이런 이야기를 꺼낸 이유가 있다. 많은 가입자가 ‘국민연금이 낸 돈의 2배 이상을 연금으로 주는 것은 과도한 혜택이며 이런 식으로 주다가는 국민연금 재정이 지속될 수 없다’고 오해하고 있기 때문이다.
예전 어느 경제학 교수도 기고문에서 같은 주장을 했다. “국민연금이 납부한 돈의 2배를 주겠다는 건 비현실적 약속이며 수지 균형을 맞추려면 낸 만큼 연금을 받는 것 외에는 방법이 없다”가 글의 요지였다. 또 한국개발연구원(KDI)의 어느 박사도 ‘낸 만큼만 받는’ 신·구 연금 분리를 제안했고 실제로 이런 방안이 청년층을 타깃으로 대선 공약으로 채택되기도 했다.
팩트를 살펴보자. 월급 300만 원의 직장인이 국민연금에 40년간 가입해 보험료율 13%를 적용한 보험료를 내고, 소득대체율 43%만큼 연금을 받는다고 가정하자. 이 경우 총납부액은 1억8720만 원(월 39만 원X12개월X40년)이고, 총연금액은 25년 수급을 기준으로 3억8700만 원(월 129만 원X12개월X25년)이다. 낸 돈의 2배가 넘는다. 가입 기간을 30년으로 하더라도 결과는 비슷하다.
이제 이렇게 2배로 받는 것이 앞으로도 지속가능한지 살펴보자. 국민 입장에서 보험료 납부는 결국 국민연금에 투자하는 개념이므로 ‘연 복리 계산기’를 활용하면 된다. 국민연금의 투자 수익률을 6%(실제 국민연금의 38년간 연평균 수익률은 7%)로, 투자 기간을 40년으로 입력하면 만기금은 7억8056만 원으로 원금의 4배가 나온다. 그렇다면 국민은 투자자 입장에서 오히려 적게 받는 것이다. 이렇게 된 이유는 보험료를 내는 인구는 감소하는 반면 연금을 받는 인구는 폭증하는, 인구 구조와 재정적 요인이 있기 때문이다.
이런 이유로 낸 돈의 2배가량만 받는 것인데 이를 두고 일부 전문가는 비현실적인 약속이라거나 지속가능하지 않다고 주장하는 것이다. 미국 퇴직연금인 401K는 연평균 수익률이 8% 이상이어서 납부금의 3배 이상을 지급하고 있다. 지난해 이뤄진 국민연금 개혁의 영향으로 앞으로 국민연금의 ‘복리 효과’는 더 커질 것이다. 보험료율 인상으로 투자 원금이 크게 늘어나기 때문이다.
국민연금 납부 기간이 많이 남은 청년층과 노후에 연금 의존도가 높은 저소득층은 이런 사정을 자세히 알 필요가 있다. 위 사례에서 실제 가입자가 낸 총납부액은 9360만 원에 그친다. 국내 어디에도 이 정도 수익을 보장하는 금융상품은 없다. 게다가 매년 물가상승률을 반영해 수급액을 올려 주고 수수료를 떼는 일도 없다. 종신연금으로 국가가 지급을 보장한다. 국민연금 고갈론에 동요해서는 안 되는 이유다. 국민연금을 우습게 보지 말고 가능한 이른 나이부터 가입해 노후를 든든히 하는 것이 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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