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대통령’ 현실화되나…양자 가상대결서 처음으로 힐러리 눌러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5월 3일 11시 5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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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가 미국 공화당 대선 경선에서 연일 화제를 모으고 있지만 본선에 가면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후보가 이긴다는 관측이 지금까지 일반적이었다. 하지만 2일(현지 시간) 발표된 미국 전국 여론조사에서 트럼프가 클린턴을 앞서는 결과가 나와 주목된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더 이상 불가능하지만은 않다는 것이다.

2일 여론조사기관 라스무센리포트가 발표한 결과에 따르면 트럼프는 41% 지지율로 39%를 얻은 클린턴을 2%포인트 격차로 앞섰다. 트럼프가 양자 대결을 가상한 여론조사 지지율에서 클린턴을 추월한 건 두 사람 간 ‘본선 맞대결’ 구도가 가시화된 뒤 처음이다. 응답자의 15%는 제3의 후보를 지지한다고 밝혔으며, 5%는 아직 지지 후보를 정하지 않았다고 답했다.

이번 여론조사 결과는 갑자기 등장한 숫자는 아니다. 지금까지 나타난 여론 추이는 트럼프가 점점 클린턴을 따라잡는 형국으로 나타났다.

지난 3월 초 진행된 여론조사에서는 클린턴과 트럼프가 각각 41% 대 36%로 클린턴이 우세를 점했다. 미 정치전문웹사이트 리얼클리어폴리틱스가 4월에 실시된 7개 여론조사를 집계한 결과를 보면 클린턴 전 장관이 평균 47.1%의 지지율을 보여 40.4%에 그친 트럼프를 평균 6.7%포인트 앞섰다. 하지만 바로 지난달 25일 조사된 여론조사에서는 양 후보 모두 38% 동률의 지지율을 얻으며 초접전 양상을 보였다.

트럼프의 지지율이 올라간 것은 선거에서 연달아 압승을 거두며 공화당 내 입지가 커졌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트럼프는 또한 당파에 상관없이 클린턴보다 더 넓은 지지를 받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공화당원의 73%가 트럼프를 지지한다고 밝혔으며 심지어 민주당원 중 15%는 클린턴이 아닌 트럼프에 투표권을 행사하겠다고 답했다.

반면 민주당을 보면 유권자 77%가 클린턴에 지지를 나타냈다. 하지만 공화당원 중 클린턴에 표를 주겠다는 사람은 8%에 불과했다. 또 공화·민주 모두에 속해있지 않은 무당파 유권자의 37%가 트럼프를, 31%가 클린턴을 지지 후보로 지목했다.

이번 여론조사 결과만 놓고 보면 트럼프의 본선 경쟁력이 약하다는 기존의 주장은 근거가 희박해지게 된다. 나아가 지지세 확장 측면에서도 클린턴 전 장관보다 트럼프가 유리하다는 분석이 가능하게 됐다.

주성하 기자 zsh7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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