짧은 치마가 집중력 방해?…뉴질랜드 고교서 “치마 길게 입어라”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4월 12일 20시 0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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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질랜드의 한 고등학교가 남자 선생님과 남학생들의 집중력을 떨어뜨린다는 이유로 여학생들에게 교복치마를 무릎 아래까지 늘려 입도록 하는 규정을 만들어 논란이 일고 있다.

11일 영국 가디언 등에 따르면 뉴질랜드 오클랜드의 헤더슨 고등학교의 부교장 체리스 텔포트는 11학년에 재학 중인 여학생들을 모은 뒤 신설된 복장 규정을 발표했다. “남자 선생님과 남학생들이 자신의 업무나 공부에 집중하기 어려울 수 있으니 여학생들이 치마를 짧게 입으면 안 된다”는 내용이었다. 그는 “치마를 무릎 위로 입을 경우 징계를 받을 수 있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이 규정은 여학생뿐만 아니라 그들의 학부모, 지역 페미니스트 단체의 공분을 샀다. 남학생이 성적(性的)으로 잘못된 행동을 하는 것이 스스로를 통제하지 못했기 때문이 아니라 여학생의 탓이라는 잘못된 메시지를 줄 수 있다는 것이다.

뉴질랜드 성폭력위기센터 상임이사 데비 토힐은 “학교 측의 주장은 여학생이 성폭력 사건을 당했을 때 그 책임이 여학생에게 있다는 식의 논리로 흐를 수 있다”며 “안전한 환경은 여학생과 남학생 공동의 노력으로 이뤄진다는 인식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수연 기자 sy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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