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상류층 “캐서린 왕세손빈처럼”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3월 2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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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식 사교매너 배우기 붐… 10일 과정에 수업료 1500만원

“흰 양말은 운동할 때만 신으세요. 가운과 슬리퍼는 바깥에선 신지 않습니다.”

중국 베이징에 사는 49세 여성 수팅 씨는 최근 매너 교육기관인 ‘사리타 학원’에서 ‘뷰티 앤드 그루밍’이란 수업을 들었다. 강사는 때와 장소에 맞는 옷차림과 화장법에 대한 모든 것을 알려줬다.

10일 과정의 수업료는 약 8만 위안(약 1436만 원). 그는 “옷차림, 화법, 식사 예절 등 다양한 주제의 강의를 골라 들을 수 있다”며 “최근 상류층 부인과 2세들 사이에서 사리타 학원이 큰 인기”라고 전했다.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는 19일 “세계로 활동 무대를 넓힌 중국의 신흥 부자들이 세련된 매너에 눈을 돌리고 있다”며 “중국 상류층 사이에서 최근 고가의 매너 배우기 붐이 일고 있다”고 보도했다. 지난달 중국의 부자 연구소인 후룬(胡潤)연구원에 따르면 베이징에서 자산 규모가 10억 달러를 넘는 부호는 100명으로 뉴욕(95명)을 앞질렀다.

베이징에서는 신사 숙녀 교육, 식사 매너, 국제 비즈니스 매너, 어린이 예절 교육 등을 하는 기관들이 성업 중이다. 영국에서 운영하는 ‘시애턴’도 유명하다. 과정마다 차이가 있지만 영국 왕세손빈인 캐서린처럼 모자 쓰는 법, 칼과 포크로 오렌지 자르는 법, 케첩과 타바스코(매운맛 소스)의 차이, 푸아그라 펴 바르는 법, 양복 명칭 등 사교활동에서 필요한 내용을 아우른다.

수강생 대부분은 1세대 신흥 부자와 그 자녀들이다. 시애턴의 제임스 시애턴 대표는 “1세대 신흥 부자들은 해외에 부동산을 사러 다니고 자녀들을 해외 기숙학원에 보내는 경우가 많다”며 “해외에서 적절하게 행동하는 법을 배우려는 게 당연하다”고 전했다.

이설 기자 snow@donga.com
#중국#매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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