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마네현 ‘다케시마의 날’ 행사 강행…日 정부, 정무관 파견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2월 22일 18시 2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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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시마네(島根)현이 22일 ‘다케시마(竹島·독도의 일본식 이름)의 날’ 행사를 강행했다.

시마네 현은 이날 오후 마쓰에(松江)시 시마네 현립무도관에서 약 500명이 참가한 가운데 ‘다케시마의 날 기념식’과 ‘다케시마·북방영토(쿠릴 4개 섬) 반환요구운동 현민 대회’를 열었다.

미조구치 젠베에(溝口善兵衛) 시마네 현지사는 인사말에서 지난해 11월 한일 정상회담이 개최된 것에 대해 “한일 관계에 약간의 변화가 생겼다”고 언급한 뒤 “외교 협상의 자리에서 다케시마 문제가 논의되도록 계속해서 강력하게 요망한다”고 밝혔다.

일본 정부는 이 행사에 사카이 야스유키(酒井庸行) 내각부 정무관(차관급)을 파견했다. 정무관 파견은 2기 아베 신조(安倍晋三) 정권 출범 후 4년 연속이다. 사카이 정무관은 “다케시마는 역사적으로나 국제법상으로도 일본 영토”라며 “냉정히 그리고 끈질기게 대응해나가겠다”고 말했다.

정계에서는 ‘일본 영토를 지키기 위해 행동하는 의원연맹’ 회장인 신도 요시타카(新藤義孝) 자민당 중의원 등 일본 국회의원 10명이 참가했다. 신도 의원은 “영토주권은 나라의 기본”이라며 “다케시마에 대한 홍보와 교육을 위해 자료전시관을 도쿄(東京)에 만들자”고 제안했다.

시마네현은 1905년 2월 22일 일방적으로 독도를 행정구역에 편입하는 고시(告示)를 했다. 시마네현은 이에 착안해 2005년 3월 다케시마의 날을 조례로 제정한 뒤 2006년부터 기념식을 열었고 올해가 11년째다. 다만 10년 넘게 똑같은 행사가 진행되다보니 시마네 현민은 물론이고 언론의 주목도 받지 못하고 있다.

해마다 이 행사를 찾는 주히로시마 한국 총영사관 직원은 “지난해까지만 해도 우익 주장을 내건 버스가 수십 대씩 왔는데 올해는 10대도 되지 않는 등 전반적으로 한산했다”고 평가했다.

한국에서는 최재익 독도수호전국연대 대표 등 4명이 방일해 행사장 인근에서 항의 시위를 벌였다. 이들은 전날 주오사카(大阪) 한국총영사관 앞에서 독도 영유권 주장을 중단하라는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예년과 거의 다름없이 진행된 이날 행사에서 가장 새로웠던 점은 행사 현장을 일본의 동영상 사이트 ‘니코니코 동화’가 생중계했다는 점이다. 시청자들은 “다케시마를 점령하자”거나 “재일한국인을 몰아내자”는 등의 감정적인 발언들을 수시로 화면에 올렸다.

한편 한국 외교부는 일본 정부가 다케시마의 날 기념식에 내각부 정무관을 파견한 것에 대해 “강하게 항의하며 재발 방지를 요구한다”는 대변인 성명을 발표했다. 또한 스즈키 히데오 주한 일본대사관 총괄공사를 서울 세종로 외교부 청사로 불러 항의했다.

도쿄=서영아 특파원 sy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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