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개발 의혹 벗어난 이란 “원유수출 2배로”… 低유가 가속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12월 1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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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AEA ‘이란 핵개발 중단’ 확인
이란 “핵합의안 2∼3주내 이행”
외신 “1월 중순 제재 해제 전망”… 세계 석유시장 이란發 쇼크 예고

국제원자력기구(IAEA)가 ‘이란이 2009년 이후 핵무기 개발을 중단했다’는 내용의 최종 보고서를 채택했다. 이란이 13년 만에 핵 개발 의혹을 완전히 벗게 됨에 따라 국제사회의 대이란 경제제재 해제 조치가 뒤따를 것으로 보인다. 원유 매장량 세계 4위인 이란의 원유 수출 재개와 증산이 내년 국제 원유 시장의 최대 변수로 떠올랐다.

IAEA는 15일 오스트리아 빈에서 특별 집행이사회를 열어 이란의 핵무기 개발 의혹에 대한 사찰 보고서를 승인하는 결의안을 채택했다. 아마노 유키야 IAEA 사무총장은 “이란이 2003년 말 이전부터 핵무기 개발 관련 활동을 해왔지만, 2009년 이후로는 핵무기를 개발했다는 신뢰할 만한 징후를 발견하지 못했다”며 “획득한 핵물질을 핵무기를 만들 수 있도록 변환한 어떤 징후도 발견하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이날 집행이사회는 지난해 7월 미국 등 주요 5개국과의 핵 협상 결과물인 ‘포괄적 공동행동계획(JCPOA)’에 따라 IAEA가 이란의 핵무기 개발 의혹을 조사한 보고서를 승인하기 위해 열렸다.

IAEA는 JCPOA 이행 여부를 검증한 뒤 대이란 제재가 풀리는 ‘이행일’을 결정할 예정이다. BBC는 “이르면 내년 1월 중순부터 해제될 것”이라고 전했다. 레자 나자피 IAEA 주재 이란 대사는 “이행일을 최대한 앞당기도록 2, 3주 안에 JCPOA의 조건 이행을 끝내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란은 내년 1월 경제제재가 해제되면 원유 수출을 두 배로 늘린다는 계획이다. 이렇게 되면 올해 7월 기준 하루 평균 286만 배럴인 원유 생산량은 내년 말까지 430만 배럴 수준으로 늘어난다. 1979년 석유 감산으로 세계에 2차 오일쇼크를 일으켰던 이란이 이번에는 증산으로 ‘역(逆)오일쇼크’ 진원지로 등장하는 셈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5일 “공급량이 넘치고 있는 세계 원유 시장에서 내년에는 ‘이란발(發) 충격’이 최대 변수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실제로 비잔 남다르 장게네 이란 석유장관은 14일 “제재가 끝나면 곧 일일 50만 배럴을 증산할 수 있다. 반년 정도면 제재 이전 수준으로 돌아갈 것“이라며 “유가가 떨어지더라도 원유 증산 계획을 늦추는 일은 절대 없을 것”이라고 단언했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는 최근 보고서를 통해 “(앞으로 벌어질) 사우디아라비아와 이란 등 석유수출국기구(OPEC) 주요국의 공급량 늘리기 ‘치킨게임’에 러시아까지 가세하면서 ‘전면적인 가격 전쟁’이 발생할 위험이 커지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국제신용평가사인 무디스는 서부텍사스산 원유(WTI)의 2016년 가격 전망치를 배럴당 48달러에서 40달러로, 브렌트유는 53달러에서 43달러로 대폭 낮췄다.

한편 셰일가스가 생산되는 미국에선 휘발유값이 갤런당 평균 2달러 선까지 떨어져 우유, 커피 가격보다 싸지면서 에너지 기업 파산과 감원이 줄을 잇고 있다.

파리=전승훈 특파원 raphy@donga.com
#이란#iaea#석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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