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女전사, 禁女의 벽 허물다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8월 2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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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독한 훈련 악명 ‘레인저 스쿨’
여성장교 2명 60년만에 첫 통과… 남자들도 4분의 3이 중도탈락

男 보란듯 미국 육군 특수부대 훈련 과정 ‘레인저 스쿨’에 참가하고 있는 크리스틴 그리스트 대위(왼쪽 사진)와 셰이 헤이버 중위(오른쪽 사진). 이들은 여성으로는 사상 처음으로 21일 레인저 스쿨을 수료한다. 사진 출처 워싱턴포스트
男 보란듯 미국 육군 특수부대 훈련 과정 ‘레인저 스쿨’에 참가하고 있는 크리스틴 그리스트 대위(왼쪽 사진)와 셰이 헤이버 중위(오른쪽 사진). 이들은 여성으로는 사상 처음으로 21일 레인저 스쿨을 수료한다. 사진 출처 워싱턴포스트
힘들기로 소문난 미국 육군 특수부대 훈련 과정을 사상 처음으로 이수한 2명의 ‘G I 제인’(여군의 애칭)에게 미국 사회가 열광하고 있다.

미 육군은 “21일 열리는 특수전 훈련학교인 ‘레인저 스쿨’ 졸업식에서 개교 60년 만에 처음으로 여성 두 명이 졸업장을 받을 것”이라고 17일 밝혔다. 이 소식이 알려지자 18일 미 공화당 대선 주자인 젭 부시 전 플로리다 주지사와 마코 루비오 상원의원이 축하 인사를 보내는가 하면 싱크탱크인 미국외교협회(CFR)는 특별 기자회견까지 자청해 역사적인 의미를 설명할 정도로 큰 화제가 되고 있다.

이번에 수료하는 두 여군은 코네티컷 출신의 크리스틴 그리스트 대위(26)와 텍사스 출신의 셰이 헤이버 중위(25)로 둘 다 육군사관학교(웨스트포인트) 졸업생이다. 이들은 올해 4월 첫 혼성 교육기수로 입교해 3단계의 어려운 과정을 거쳐 21일 영예의 레인저 견장을 착용하는 첫 여군이 된다.

레인저 스쿨은 특수부대원을 길러내는 과정이어서 혹독하기로 유명하다. 거의 먹지도 자지도 않으면서 생존해야 하는 동시에 45kg이 넘는 장비를 착용하고 산을 오르거나 늪지대를 통과하는 등 혹독한 훈련 과정을 이겨내야 한다. 레인저 스쿨은 기초 체력과 소부대 전술 등을 이수하는 1단계, 산악훈련이 중심인 2단계, 악어와 독사 등이 우글거리는 최악의 환경에서 생존과 도피 등을 배우는 3단계로 나뉘어 있다. CNN이 공개한 주요 체력 테스트 과정은 40분에 5마일(약 8km) 뛰기, 3시간에 12마일(약 19.3km) 행군, 장애물 통과, 수영, 중무장 산악훈련 4일, 고공낙하 3회, 27일 가상전투 정찰 등이다.

4월 입학한 남성 381명과 여성 19명 가운데 9주(62일) 동안의 훈련을 통과한 사람은 남성 94명과 여성 2명 등 96명에 불과했다. 남성 지원자들도 4분의 3이 중도 탈락한 셈이다.

레인저 스쿨은 2016년까지 특수부대를 포함한 모든 전투병과를 여군들에게도 개방하라는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2013년 지시에 따라 올해 처음 여군들에게도 문호를 개방했다. 현재 미군에서 여군 비율은 15% 정도다.

레인저 스쿨을 수료한다고 해서 이 여성 2명이 영화 ‘블랙호크다운’으로 유명한 미 육군 최고 정예 특수부대인 ‘제75 레인저 연대’에 자동적으로 배속되는 것은 아니다. 레인저 스쿨과 레인저 연대는 별도로 운영되며 이들이 레인저 연대 배속을 희망하는지도 아직 알려지지 않았다.

이들의 수료 소식이 전해지자 조너선 그리너트 미 해군 참모총장은 18일 ‘네이비실’이라는 이름으로 알려진 해군 특전단도 금녀의 벽을 허물고 여성에게도 지원 자격을 주기로 했다고 밝혔다.

워싱턴=신석호 특파원 kyle@donga.com
#여전사#금녀#여성장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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