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키스탄탈레반 5년간 학교 1000곳 넘게 공격… 아프간 탈레반도 “反이슬람 행위” 비난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12월 1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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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립학교 총격사망 145명으로 늘어

10대 학생을 무차별 학살한 이슬람 근본주의 무장 테러조직 파키스탄탈레반(TTP)이 최근 5년 동안 공격한 학교가 1000곳을 넘어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은 정부군에 직접 맞서기보다 ‘쉬운 목표물(soft target)’을 대상으로 테러를 자행해 온 것이다.

워싱턴포스트는 국제위기그룹(ICG), 휴먼라이트워치 등 인권단체를 인용해 2009년 이후 TTP가 파키스탄에서 1000개 이상의 학교를 공격해 왔다고 17일 보도했다. ICG는 “탈레반은 학교가 퇴폐적이고 반이슬람 가치를 조장한다고 여기기 때문에 목표물로 삼고 있다”고 보고서를 통해 밝혔다.

특히 여성 교육이 이슬람 교리에 어긋난다고 여기는 탈레반은 장악 지역에서 여성 교육을 금지하려는 시도를 하고 있다. 올해 노벨 평화상 수상자인 말랄라 유사프자이가 살던 파키스탄 북서부 스와트밸리에서도 탈레반은 소녀들의 교육을 금지하고 학교에 가는 여학생들을 공격하는 등 학교 테러를 끊임없이 벌이고 있다.

TTP가 정부군과 맞서 싸울 화력을 갖추지 못한 것도 학교를 주요 공격 목표로 삼는 이유로 꼽힌다. 동맹을 맺은 아프가니스탄 탈레반에 대한 미군의 공격과 파키스탄군의 소탕 작전 등으로 수세에 몰린 TTP는 자살 폭탄 테러, 대량 학살 등 게릴라전을 주요 전술로 사용했다.

어린 학생들을 희생양으로 삼은 TTP의 만행에 대해 아프간 탈레반마저 비난하는 등 국제사회가 한목소리로 규탄하고 있다. 자비훌라흐 무자히드 아프간 탈레반 대변인은 성명을 통해 “무고한 시민과 어린이, 여성을 의도적으로 살해하는 행위는 이슬람 근본에 어긋난다”며 “모든 이슬람 정파와 정부는 이러한 기준을 고려해야 한다”고 밝혔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은 “극악무도한 행위다. 가장 강력한 용어로 비난한다”고 말했고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도 “테러범들은 학생과 교사를 목표로 삼음으로써 그들의 사악함을 다시 한 번 내보였다”고 비판했다.

한편 16일 파키스탄 북서부 페샤와르의 정부군 부설 공립학교에서 벌어진 TTP 테러범들의 총기 난사 희생자가 145명으로 늘었다고 CNN이 전했다. 사망자는 학생 132명, 교직원 10명, 군인 3명 등이고 부상자도 100명 이상 발생했다.

유덕영 기자 firedy@donga.com
#아프간 탈레반#이슬람#파키스탄탈레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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