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사태 개입 반대”… 러시아 5만여명 시위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9월 2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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反푸틴세력 재결집할지 촉각

“전쟁은 안 돼! 거짓말을 멈춰라!”

21일 오후 러시아 수도 모스크바에서 우크라이나 사태 개입을 반대하는 반(反)정부 시위가 열렸다. 올 3월 러시아의 크림 반도 합병 이후 러시아에서 처음 벌어진 대규모 시위다. 5만여 명의 시위대(주최 측 추산)는 시내 푸시킨 광장에서 출발해 약 2km를 행진한 뒤 2시간 반 만에 자진 해산했다.

우크라이나 국기를 손에 쥔 채 참가한 세르게이 아레포프 변호사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서 전쟁을 부채질하고 있다”며 “이는 우리와 유럽 모두에 매우 위험한 일”이라고 말했다. 일부 시민은 우크라이나에서 숨진 것으로 추정되는 러시아 군인의 사진을 들고 행진했다. 현지 독립 언론에 따르면 최근 우크라이나 동부에 배치됐다가 실종된 군인의 수가 늘고 있으며 이들의 장례식이 비밀스럽게 열리고 있다.

100여 명의 친정부 시위대가 함께 행진하며 반정부 시위대를 향해 토마토, 달걀 등을 던지기도 했다. 하지만 양측 사이에 큰 충돌은 발생하지 않았다.

이번 시위를 계기로 위축됐던 반(反)푸틴 세력이 다시 결집할지 주목된다. 시위에 참가한 야권 지도자 보리스 넴초프 전 부총리는 “이번 행진이 반정부 운동의 활력을 되찾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2011, 12년 반푸틴 시위 당시 구호였던 “푸틴 없는 러시아”도 이날 다시 등장했다.

박희창 기자 ramblas@donga.com
#우크라사태#푸틴#우크라이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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