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제없는 자본주의는 새로운 독재와 같아”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11월 2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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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란치스코 교황 첫 권고문 발간 “부의 분배로 경제적불평등 해소를”

“규제 없는 자본주의는 ‘새로운 독재’와 다름없다.”

프란치스코 교황이 전 세계 지도자들에게 가난과 경제적 불평등에 맞서 싸울 것을 촉구했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이 26일 보도했다.

교황은 신앙의 해 폐막미사 이틀 후인 26일 발간된 첫 교황권고 ‘복음의 기쁨’에서 이 같은 내용을 담았다. 84쪽 분량의 이 권고문은 프란치스코 교황이 올 3월 1300년 만에 처음으로 비유럽 지역 출신 교황이 된 이후 자신이 연설하거나 지적한 내용을 담은 공식 강령이다.

교황은 이 문서에서 전 세계 경제 시스템에 대한 기존의 비판에서 한발 더 나아가 ‘돈에 대한 우상숭배’를 경계하고 정치인들에게 “모든 시민에게 인간다운 직업과 교육, 건강을 보장해야 한다”고 호소했다.

그는 경제적 불평등에 맞서기 위해선 부의 분배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사람을 죽이지 말라’는 십계명은 현대사회에선 ‘경제적 불평등이 인간을 소외시키면 안 된다’는 말과 같다”며 “어떻게 집 없는 노숙인이 죽는 것은 뉴스 기사가 안 되고, 주식시장에서 지수가 2포인트 떨어지는 것은 기사가 될 수 있느냐”고 반문했다.

바티칸 개혁도 중요한 문제로 지적됐다. 교황은 “교회가 견고한 위계질서에 사로잡혀 목회자들의 대화에도 귀 기울이지 못하면 안 된다”고 말했다. 그는 “나는 교회의 안위에만 집착하는 교회보다는 멍들고 상처받고 더러운 교회를 더 좋아한다”고 주장했다.

가디언은 “교황권고 ‘복음의 기쁨’은 전임 교황들의 학구적인 문체와는 달리 프란치스코 교황의 단순하고 따뜻한 설교 스타일이 그대로 반영됐다”며 “교황은 믿음을 전파하는 데 있어 교회의 중심적 역할을 강조했다”고 평가했다.

최지연 기자 lima@donga.com
#프란치스코#교황#권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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