캄보디아 총선 9일전 佛서 돌아와 野돌풍 이끈 ‘정국의 핵’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7월 3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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캄보디아 민주화 상징 삼 랭시 “훈센, 승리 도둑질… 조사 벌여야”

28일 캄보디아 총선에서 예상을 깨고 2008년 총선보다 두 배 가까운 의석을 확보한 야당 캄보디아구국당(CNRP)의 삼 랭시 대표(64·사진)가 정국의 핵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캄보디아 선거관리위원회는 29일 최종 집계 결과 전체 123석 중 집권 캄보디아인민당(CPP)이 68석, CNRP가 55석을 확보했다고 29일 밝혔다. CPP는 과반 의석은 확보했지만 5년 전 90석에서 무려 22석이 줄었다. 28년간 장기 집권하며 철권통치를 휘두른 훈 센 총리 정권의 독재와 부정부패에 대한 국민의 반감이 삼 랭시에 대한 지지로 이어졌다는 분석이 많다.

예상 밖으로 선전한 삼 랭시 대표는 여세를 몰아 29일 부정선거 의혹을 제기하며 총선 결과에 불복할 뜻을 내비치며 대결정국 구도를 만들었다. 그는 “훈 센 총리가 승리를 도둑질했다”며 유엔의 감독하에 조사를 벌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삼 랭시는 1949년 수도 프놈펜의 최상류층 가정에서 태어났다. 1950년대 교육부 장관을 지냈던 그의 아버지 삼 사리가 1965년 의문의 실종을 당하자 프랑스로 망명했다. 프랑스 명문 경영대학원인 인시아드를 졸업하고 투자은행가로 활동하던 그는 시아누크 전 국왕의 아들인 노로돔 라나리드 왕자 측과 손잡고 1989년 정계에 입문했다. 1993년 총선에서 국회의원에 당선됐으나 1997년 쿠데타로 권력을 재장악한 훈 센 총리와 충돌하며 줄곧 정적 관계로 지냈다.

그는 캄보디아 정부가 2009년 베트남과의 갈등을 촉발했다는 이유로 자신을 기소하자 다시 망명을 택했고 6월 노로돔 시하모니 국왕이 사면하기 전까지 프랑스에서 생활했다. 총선을 불과 9일 앞두고 이달 19일 귀국한 삼 랭시를 맞이하기 위해 프놈펜 공항에 5만 명 이상의 군중이 운집해 총선에서의 약진이 예고된 바 있다.

하정민 기자 dew@donga.com
#캄보디아#랭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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