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시리아 인구 4분의 1이 난민… 지구촌 재앙”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7월 2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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英-獨 등 서방국 재정착방안 추진

시리아에서 내전을 피해 ‘엑소더스(탈출)’에 나선 주민이 전체 인구의 4분의 1 이상인 600만 명을 넘어섰다. 유엔은 시리아 난민 사태가 주변 지역을 넘어 전 세계적 위기를 불러올 수 있다고 경고했다. 영국 일간지 가디언은 24일 영국 독일 등 서방국들도 시리아 난민을 수용해야 할 사태가 올 것이라고 보도했다.

시리아에서는 내전이 진행된 2년간 국경을 넘은 난민이 200만 명에 이르며 국내에서 떠도는 난민도 400만 명이 넘는다고 유엔은 추산했다. 시리아 인구 2200만 명 가운데 4분의 1가량이 집을 잃고 헤매는 형국이다.

유엔은 1948∼67년 팔레스타인 위기 때와 같이 시리아 사태가 지역 인구통계 전체를 뒤바꿀 것으로 보고 있다. 레바논에서는 올해 말까지 인구 4명 가운데 1명이 시리아 난민이 될 것으로 추산됐다. 요르단 북부 자타리 난민촌도 수용인원이 15만 명을 넘어 요르단에서 네 번째로 큰 도시가 됐다. 난민촌 운영에는 매일 50만 달러(약 5억5000만 원)가 필요하다. 요르단에서는 갑작스러운 인구 증가 때문에 치안 교육 병원 등 공공서비스가 부실해지고 고용시장이 왜곡되는 연쇄효과가 나타나고 있다.

유엔은 시리아 난민을 인접국뿐 아니라 영국 독일 등 서유럽권 국가로 재정착시키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난민기구 최고대표는 “시리아 사태는 단순한 인도주의 측면, 지역적 위기를 넘어 전 세계의 평화와 안보를 위협하는 요인이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독일이 5000명의 시리아 난민을 받아들였지만 이 같은 사례는 제한적”이라며 “이라크 난민 사태 때와 같은 대규모 재정착이 시리아 난민 정책의 핵심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파리=전승훈 특파원 raph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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