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촌 “유전자변형농산물 반대”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5월 2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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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은 GMO업체 몬산토 반대의 날” 52개국 시민 200만명 연대시위
“생산 중단-GMO표시 의무화” 요구

세계 52개국에서 25일 세계 최대의 유전자변형농산물(GMO) 업체인 몬산토에 반대하는 연대시위가 동시다발적으로 열렸다. AP통신 등 외신은 이날 미국 프랑스 칠레 등 52개국 436개 도시의 시민 200만 명이 몬산토와 GMO에 반대하는 시위를 벌였다고 전했다. 시위대는 이날을 ‘몬산토 반대의 날’로 불렀다. 미국의 다국적 농업생물공학 기업인 몬산토는 세계 GMO 관련 특허의 90%, 세계 GMO 종자 시장의 4분의 1을 차지하고 있다.

백악관 앞에서 시위를 벌인 사람들은 올 3월 미 정부가 연방정부의 허가 없이도 유전자변형 식품을 생산 판매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의 일명 ‘몬산토 보호법’ 관련 부칙을 통과시킨 것에 항의했다. 시위대는 “GMO 생산을 중단시키든지 GMO 표시를 의무화하라”고 요구했다.

몬산토의 GMO가 곡물시장을 거의 장악하다시피 한 아르헨티나에서는 수도 부에노스아이레스와 지방도시 곳곳에서 시위가 잇따랐다. 시위대는 “몬산토가 영세 농민들을 농산물 시장에서 퇴출시키고 있다”며 “라틴아메리카에서 나가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날 시위는 두 아이를 둔 주부 태미 먼로 커낼 씨(54)가 2월 28일 몬산토의 GMO 생산에 반대하는 내용의 페이스북 페이지를 개설하면서 시작됐다. 커낼 씨가 페이스북에서 “5월 25일 시위를 벌이자”고 주장한 뒤 각국 환경단체 및 지역 운동가들이 동참했다. 커낼 씨는 “나의 두 딸과 미래 세대의 건강을 위해 뒷짐 지고 있을 순 없었다”며 “3000명만 참여해도 성공이라고 생각했는데 훨씬 많은 사람들이 참여 의사를 밝혀왔다”고 말했다.

몬산토 측은 시민의 의사 표현 권리는 존중하지만 GMO 기술 개발은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몬산토와 듀폰 등 다국적 농업기업들은 GMO 기술 덕에 농업 생산성이 높아져 식량 부족 해결에 도움이 된다고 주장한다. 또 미 식품의약국(FDA)과 과학자들이 GMO 기술의 안전성을 인정했다는 점을 강조한다.

하지만 환경단체를 비롯한 소비자들은 GMO가 인체에 무해하다고 증명된 바가 없으며 자연환경에 나쁜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주장한다. 이들은 시민의 알권리를 위해 GMO 표시를 의무화해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미국 유기농식품 소매업체인 ‘홀푸드 마켓’ 관계자는 “GMO가 아닌 식품이라는 표시가 붙은 상품 판매량이 15∼30% 정도로 고정돼 있는 반면 GMO 상품을 피하는 소비자들은 늘고 있다”며 “2018년까지 모든 식품에 GMO 표시를 부착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환경단체들은 몬산토와 같은 GMO 회사가 환경도 파괴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GMO 생산 때 사용되는 살충제와 제초제가 꿀벌 수를 급격히 줄여왔다”며 “사람은 물론이고 곤충 수백만 마리의 생명도 위협하고 있다”고 항의했다.

한국에서도 유전자조작식품반대 생명운동연대 주최로 24일 서울 종로구 신문로 몬산토코리아 앞에서 몬산토 반대 시위가 열렸다.

최지연 기자 lima@donga.com
#유전자변형농산물 반대#GM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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