덩샤오핑 “동맹은 깨질수 있어”… 김일성과 마지막 만남서 밝혀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5월 10일 03시 00분


코멘트

당시 배석관리 공개… “공존5원칙 중요”

1991년 10월 5일 당시 중국 최고지도자 덩샤오핑(鄧小平)이 북한 김일성 주석을 마지막으로 만났을 때 “동맹은 믿을 수 없다”고 말했다는 증언이 나왔다.

당시 중국 외교부 신문사 사장(국장)으로 덩샤오핑과 김일성의 마지막 회담에 배석했던 우젠민(吳建民) 전 중국 외교학원 원장은 8일 홍콩 펑황(鳳凰)TV에 이 같은 사실을 공개했다. 베이징(北京)에서 열린 이 회담은 비공개로 진행됐고 13년 뒤인 2004년 중국의 격주간 시사지 ‘스제즈스(世界知識)’를 통해 사진과 함께 주요 내용이 공개됐다. 우 전 원장이 이날 밝힌 내용은 당시엔 공개되지 않았다.

우 전 원장에 따르면 덩샤오핑은 김일성에게 매우 솔직하게 이야기를 했다. 덩샤오핑은 “우리 양국 관계는 평화공존 5원칙의 기초 위에 세워져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무슨 동맹이 견고해서 깨뜨릴 수 없는 것이냐. 역사는 (이런 것들이) 믿을 만하지 못하다는 것을 증명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오로지 △주권과 영토보전의 상호존중 △상호 불가침 △상호 내정 불간섭 △평등호혜 △평화공존이라는 5개 원칙이 가장 믿을 만하다고 덧붙였다.

평화공존 5원칙은 1954년 저우언라이(周恩來) 당시 중국 총리가 제기한 것으로 중국 외교의 대원칙이다. 덩샤오핑이 이를 북한과의 관계에 언급한 것은 양국 관계도 정상적인 국가 관계를 지향해야 한다는 것을 암시한 것으로 보인다. 한중 외교비사에 따르면 덩샤오핑은 김일성을 마지막으로 만난 지 몇 개월 뒤인 1992년 초 한중 수교를 비밀리에 추진하라고 지시했다. 한중 양국은 1992년 8월 24일 수교했다.

베이징=이헌진 특파원 mungchii@donga.com

[채널A 영상]덩샤오핑, 김일성에게 “동맹 깨질 수 있다”


#덩샤오핑#김일성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