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인 의사 3명 나이지리아서 피살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2월 10일 20시 5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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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지에 북한 의사·간호사 18명 근무"
외신, 이슬람 급진단체 '보코하람' 소행 의심

나이지리아에서 북한인 의사 3명이 무장괴한에 의해 무참히 살해당했다.

10일(현지시간) 현지 경찰과 나이지리아 주재 한국대사관 관계자는 나이지리아 동북부 요베주(州) 포티스쿰에서 북한인 의사 3명이 무장괴한에 의해 무참히 살해당했다고 전했다.

한국대사관 관계자는 이날 연합뉴스와 전화통화에서 "요베주와 북한이 양해각서를 체결해 북한인 의사와 간호사 등 18명이 요베주에 파견됐으며 이중 포티스쿰 병원에서 근무하던 북한의사 4명 중 3명이 살해된 것으로 요베주 경찰청장이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현지 외신도 경찰을 인용해 포티스쿰에서 북한인 의사 3명이 신원 미상의 범인들에 참혹하게 살해당했다고 보도했다.

사누시 루파이 요베주 경찰청장은 "괴한들이 오전 1시께 의사 3명이 묵는 거주지 담장을 타고 넘어와 의사들의 목을 벴다. 붙잡힌 사람은 아직 없다"며 시신을 포티스쿰 병원에 안치했다고 설명했다.

현장에 출동한 군인들은 집 밖 화단에 웅크리고 있던 피살자 부인들을 발견했으며 실내에는 마체테(날이 넓은 칼)로 추정되는 흉기에 베인 남자 시신 3구가 놓여 있었다고 한다.

외신은 인근 바우치주로 옮겨지기 전 희생자 시신에 대해 두 구의 목에 상처가 있었으며 다른 한 구는 참수당한 상태였다고 소개했다.

한 포티스쿰 주민은 외신에 범인들이 약탈을 위해 북한 의사들이 머물던 거주지를 샅샅이 뒤졌다고 전했다. 현지 치안 소식통은 무장괴한들이 뒷문으로 침입해 범행을 저질렀다고 밝혔다.

병원 관계자들은 북한 의사들이 경호원을 두지 않았으며 평소엔 경찰의 호위를 받지 않은 채 삼륜택시를 타고 포티스쿰 시내를 돌아다녔다고 주장했다.

모함메드 맘만 요베주 병원협회장은 범인들이 집안에 있던 북한 의사들을 공격한 것 같다며 이들 의사가 요베주와 북한 간 의료 프로그램에 관한 양해각서에 따라 2005년 나이지리아에 왔다고 말했다.

루파이 청장은 이번 범행을 저질렀다고 주장하는 단체가 아직 나타나지 않았다고 전했다. 다만 외신들은 최근 수년 동안 나이지리아 동북부를 중심으로 테러 행위를 저질러 온 이슬람 급진단체 '보코 하람'의 소행으로 의심된다고 전했다.

한편, 2002년 나이지리아 동북부 보르노주(州) 주도 마이두구리에서 발원한 보코 하람은 최근 수년 동안 크고 작은 테러를 저질러 많은 희생자를 냈다. 보코 하람의 테러로 2012년 한해에만 790명이 사망한 것으로 외신은 추산했다.

수도 아부자에서 동북쪽으로 약 500km 떨어진 포티스쿰은 요베주의 경제 핵심지 역할을 하고 있으며 북부 무슬림과 남부 기독교도의 종교 분규에 휘말려 많은 인명피해를 내왔다.

앞서 이번 사건이 발생하자 일부 외신은 현지 경찰을 인용해 희생자들이 한국인이라고 밝혀 혼선을 빚었다.

이후 루파이 청장은 "숨진 사람들이 북한에서 왔으며 중국인도 한국인도 아니라는 사실을 분명히 해둔다"고 바로잡았다. 그는 범행 배후를 규명하기 위한 수사에 착수했다고 덧붙였다.

<동아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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