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미사일 발사 예고/단독]평양에 콕 틀어박힌 김정은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12월 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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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호 숙청뒤 軍 반발에 불안… 지방시찰 8월 3차례뒤 중단
北 1단 로켓 발사대 장착

북한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가 8월 말 이후 평양에만 틀어박힌 채 지방 현지지도를 중단한 것으로 나타났다. 북한 사회 전반의 체제 불안에 따른 신변상의 위해를 우려해 안전한 ‘혁명의 수도’ 평양에만 머무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북한이 발사를 예고한 지 이틀 만에 장거리 로켓(미사일)의 1단 추진체를 발사대에 세우는 등 속도를 내는 것도 이런 내부적 불안 요소를 잠재우고 시급한 체제 결속을 위해 ‘성과 내기’에 집착하는 조급증으로 풀이된다.

군 고위 소식통에 따르면 북한은 3일 오전 평안북도 철산군 동창리 미사일기지 내 조립동에서 1단 추진체를 발사대로 이동시킨 뒤 크레인으로 장착 작업을 끝냈다. 다른 소식통은 “로켓의 2, 3단 추진체도 조립동 밖으로 끌어낸 정황이 한미 정보당국에 포착됐다”며 “앞으로 1, 2일 안으로 3단 추진체까지 발사대에 장착한 뒤 연료 주입 등 후속작업에 들어가 10일경엔 모든 발사 준비를 마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동아일보가 올해 북한 매체의 김정은 동정 보도를 종합 분석한 결과 김정은은 이영호 인민군 총참모장을 숙청한 7월 14일 이후 평양 바깥으로 단 세 차례만 나갔다. 김정은은 8월 24∼28일 강원 철령 일대 동부전선 시찰을 마지막으로 평양을 떠나지 않았다. 직전 지방 방문도 8월 6, 7일 552군부대와 1017부대(평안남도 순천) 방문, 8월 17일 서해 장재도와 무도의 섬 방어대 방문 두 차례뿐이다.
▼ “金, 시내 이동때 길목에 자주포 배치” ▼

올해 1월 김정은 체제의 시작과 함께 한 달에만 7차례나 전·후방 부대를 찾는 등 활발하게 지방을 찾던 상반기와는 크게 대조된다. 정부 당국자는 “김정은의 지방 현지시찰이 줄어든 대신 군부대에서 대대적인 검열이 실시되고 있다”고 말했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선임연구위원은 “고위간부 교체와 검열로 군부의 불만이 팽배해 신변상 우려도 제기될 것”이라며 “김정은이 상반기처럼 과시성 현지지도를 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김정은은 8월 말 이후엔 평양에서도 충성도 높은 직할부대를 중점적으로 방문하고 있다. 8월 29일 인민무력부 청사에서 김일성·김정일 동상에 참배한 것을 비롯해 국가안전보위부(10월 6일), 김일성군사종합대학(10월 29일)에서 열린 동상 제막식에 참석했다. 특히 한국의 국가정보원 격인 보위부에는 지난달 19일에 다시 방문해 “불순적대분자들은 단호하고 무자비하게 짓뭉개버려야 한다”며 방첩 활동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아울러 사법검찰 간부회의를 30년 만에 소집하고 한국의 파출소장에 해당하는 전국 분주소장회의도 13년 만에 개최하는 등 치안 유지를 위해 권력기관을 총동원하는 모습이다. 정부 고위 당국자는 “김정은이 느끼는 불안감은 주변 경호에서도 나타난다”며 “김정일 시절과는 달리 김정은이 시내를 이동할 때 주민들의 외출이 차단되고 길목에 자주포까지 배치되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올해 총 142차례였던 김정은의 현지지도 가운데 군부대 일정은 모두 50건으로 35%를 차지했다. 김정일은 김일성 사망 다음 해인 1995년부터 뇌중풍으로 쓰러진 2008년까지 군부대 방문 일정이 평균 56%였다. 김정은은 군부대 일정을 줄인 대신 김일성·김정일 시신이 안장된 금수산태양궁전을 9차례 방문해 ‘3대 세습’의 정통성을 강조했고, 능라인민유원지(5회), 창전거리 살림집(3회) 등을 찾아 ‘인민생활 향상’을 과시했다.

[채널A 영상] “북한 로켓 발사 실패한다면 김정은 큰 타격”

조숭호 기자·윤상호 군사전문기자 shch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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