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6월 18일 이스라엘 텔아비브 상공에서 이스라엘 방공 시스템 아이언돔이 이란의 미사일을 요격하기 위해 가동되고 있다. 텔아비브=AP/뉴시스
이스라엘이 올 2월 28일 발발한 이란과의 전쟁 초기에 아랍에미리트(UAE)에 자국의 핵심 방공망인 ‘아이언 돔’ 포대와 운용 병력을 배치했다고 미국 정치매체 액시오스가 26일 보도했다. 아이언돔이 이스라엘 본토와 공동 개발국인 미국 이외 국가에 배치된 건 처음이다.
액시오스는 이스라엘 고위 관료 등을 인용해 이란 전쟁 발발 뒤 이란의 집중 표적이 된 UAE가 긴급 지원을 요청했으며 이에 따라 아이언돔의 배치가 이뤄졌다고 보도했다. 특히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무함마드 빈 자이드 알 나하얀 UAE 대통령과의 전화 회담 후 아이언 돔 배치를 전격 승인했다고 전했다.
UAE 국방부에 따르면 당시 이란은 약 550발의 탄도 및 순항 미사일과 2200대 이상의 드론을 UAE에 발사했다. 대부분의 발사체는 요격됐으나 일부가 군사 및 민간 목표물을 타격해 피해가 커졌다.
이스라엘이 자랑하는 ‘최강 방패’로 통하는 아이언돔은 약 70km 이내에서 적의 단거리 로켓포·박격포탄 등을 공중에서 격추하는 방공 시스템이다. 이번에 UAE에 배치된 아이언돔 시스템은 이란의 미사일 수십 발을 성공적으로 요격해 실전 능력을 입증한 것으로 전해졌다.
양국은 이란 전쟁 발발 후 이스라엘과 UAE가 긴밀한 군사적·정치적 공조 체제를 유지해 왔다는 입장이다. 이스라엘 공군은 UAE를 포함한 걸프 국가들을 향한 위협을 원천 차단하기 위해 이란 남부 지역에 대한 직접적인 공습을 감행하기도 했다. UAE의 한 고위 관료는 “위기 상황에서 이스라엘이 보여준 지원을 절대 잊지 않을 것”이라며 양국이 그 어느 때보다 밀착된 협력 관계를 맺고 있다고 강조했다.
전직 UAE 관료인 타레크 알로타이바는 최근 중동 싱크탱크인 아랍걸프스테이트인스티튜트기고문에서 “이번 이란 전쟁은 UAE에 진정한 친구가 누구였는지를 명백하게 보여줬다”며 “UAE는 이번 위기로 미국, 이스라엘, 유럽, 한국과의 관계가 더욱 강화됐다”고 분석했다. UAE에서 실전 운용 중인 한국의 중거리 지대공 유도무기체계 ‘천궁-’는 이란의 대규모 공습에 대응해 96%의 실전 명중률을 기록한 것으로 알려졌다.
UAE는 2020년 8월 도널드 트럼프 당시 미국 행정부의 중재하에 걸프만 이슬람 수니파 왕정 산유국 중 바레인과 함께 처음으로 이른바 ‘아브라함 협정’을 통해 이스라엘과 정식으로 수교했다. 걸프국 중 바레인과 더불어 가장 먼저 이스라엘을 정식 국가로 인정한 것이다. 이후 두 나라는 다양한 분야의 경제 협력을 추구하며 빠르게 밀착해 왔다.
중동 전문가인 장지향 아산정책연구원 지역연구센터장은 “2023년 10월 발발한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 간의 가자전쟁으로 아랍권에서 이스라엘에 대한 비판이 커지는 와중에도 이스라엘과 UAE는 긴밀한 관계를 이어갔다”고 말했다. 이어 “UAE 주도로 이스라엘을 포함한 ‘중동판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를 만들자는 얘기까지 나올 정도로 두 나라는 안보 면에서도 협력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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