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개혁 물건너가나… 중앙위원 탈락률 8% 그칠듯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11월 1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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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년전 당대회와 비슷한 수준

중국의 정치체제 개혁 의지를 가늠하고 당내 민주화 확대를 보는 핵심 지표인 당 중앙위원 선거 탈락률이 제자리걸음을 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대내외 기대에 크게 못 미치는 것으로 벌써부터 후진타오(胡錦濤) 국가주석이 8일 제18차 전국대표대회(당대회) 보고에서 집중 강조한 정치체제 개혁이 ‘구두선’이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기 시작했다.

관영 신화(新華)통신은 18차 당대회 대표들이 12일 오후부터 13일 오전에 걸쳐 차기 중앙위원, 중앙후보위원, 중앙기율검사위원 후보에 대한 예비 선거를 실시했다고 13일 보도했다. 통신은 이 예비 선거에서 당선자보다 후보자가 많은 제한적 경쟁 선거인 ‘차액(差額)선거’ 방식을 채용했고 차액 비율을 ‘8% 이상’이 되도록 정했다고 전했다. 당대표들이 예비 선거를 통해 14일 오전 정식 선거에 부칠 후보자 명단을 정하면서 당선자 수보다 8% 이상 많게 후보자 수를 확정했다는 의미다.

‘8% 이상’이라는 숫자가 나온 이상 정식 선거에서는 8%대의 탈락률이 나올 것으로 보인다. 차액선거는 상명하달로 후보가 정해지고 당대표들은 거수기에 불과했던 과거 당의 비민주적 선거방식을 벗어나기 위해 도입된 것이다. 탈락률을 점차 확대해 제한적이지만 당내 민주화를 확대하자는 취지에서다.

중앙위원, 중앙후보위원, 중앙기율검사위원에 대한 차액선거 탈락률은 △16차 당대회(2002년) 5% △17차 당대회(2007년) 8%로 확대됐다. 이 때문에 올해 18차 당대회에서는 적어도 10% 이상으로 확대될 것으로 기대를 모았다. 하지만 탈락률이 높아지면서 당 지도부의 뜻과 다른 선거 결과가 나올 가능성도 높아져 당의 안정에 심각한 위협이라는 이유로 당내 보수파가 반발해 왔다.

이로써 정치국원, 정치국 상무위원까지 차액선거가 확대될 가능성은 더욱 낮아졌다. 이미 비판의 목소리가 나온다. 분석가들이 “14일 선거는 경쟁적이지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가 이날 보도했다.

당대회는 14일 오전 전체회의를 열어 중앙위원 등을 선출하고 당장(黨章)을 개정한 뒤 폐막한다. 15일 오전 새 중앙위원들이 18기 제1차 전체회의(1중 전회)를 열고 정치국 상무위원과 정치국원을 뽑는다.

베이징=이헌진 특파원 mungchii@donga.com
#중국 정치체제#후진타오#당대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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