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日 재정 대폭 삭감땐 세계경제 큰 충격”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11월 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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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20 재무장관 성명 초안

세계경제를 불안하게 할 요인이 유럽의 재정위기에서 미국과 일본의 재정위기로 급속히 이동하고 있다고 5일 주요 외신들이 일제히 보도했다. 블룸버그통신과 로이터통신 등은 4일 멕시코시티에서 시작된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 중앙은행장 회의에서 미국의 ‘재정절벽’과 일본의 재정불균형에 대한 우려가 급증하고 있다고 전했다.

블룸버그통신은 익명을 요구한 소식통을 인용해 회의가 끝난 뒤 발표될 성명 초안에 “미국과 일본이 재정을 대폭 삭감하면 가뜩이나 위축된 세계경제가 더 충격을 받게 될 것”이라는 경고성 문구가 포함될 것이라고 전했다.

익명을 요구한 또 다른 G20 관계자는 로이터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미국도 자국의 재정이 문제라고 인정했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해결책을 제시할 처지가 아니다”라고 밝혔다.

조지 W 부시 미 행정부에서 G20 업무를 보좌한 대니얼 프라이스 록크릭글로벌어드바이저스 대표는 “유로 위기는 상대적으로 여유가 생겼지만 미 재정위기는 매우 급박하게 돌아가고 있다”고 말했다. JP모건체이스의 데비이브 헨슬리 이코노미스트는 “미 재정이 감축되면 내년 미 국내총생산(GDP)이 약 2% 위축되는 타격을 입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에 앞서 국제통화기금(IMF)은 “미 의회가 재정절벽 타개에 실패하면 GDP의 4%에 버금가는 충격이 가해질 것”이라며 “이는 1940년대 이후 가장 심각한 수준”이라고 경고했다.

미 재정절벽에 대한 투자자의 우려도 커진 것으로 나타났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 메릴린치의 10월 조사에 따르면 투자자의 약 75%가 ‘재정절벽 충격이 시장에 아직 제대로 반영되지 않았다’고 우려했다. 아울러 재정절벽이 투자전략에 가장 큰 위협이란 응답이 42%로 8월 조사 때의 26%를 크게 웃돌았다. 반면 유로 위기가 가장 큰 걱정이란 응답은 올해 6월 65%에서 27%로 크게 줄었다.

이번 회동에서는 미 재정절벽뿐만 아니라 공공채무 비율이 GDP의 237%로 선진국 중에서 압도적으로 높은 일본의 재정불균형에 대한 우려도 컸던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블룸버그통신은 재정균형을 위해 노력하기로 한 G20 합의를 제대로 실행하는 나라는 한국 독일 캐나다 호주에 불과한 것으로 IMF가 평가했다고 전했다.

허진석 기자 jameshu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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