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해양감시선 6척 센카쿠열도 12해리內 순찰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9월 1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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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휴어기 종료” 어선 무더기 진입 시사
일본, 경제 보복 우려… 일단 맞대응 자제

일본이 11일 센카쿠(尖閣) 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釣魚島) 국유화를 선언한 이후 중국과 일본이 일촉즉발의 위기상황으로 치닫고 있다. 중국은 14일 해양감시선 6척을 일본이 실효 지배하고 있는 센카쿠의 영해(센카쿠 열도 12해리 해상)로 진입시키며 맞대응에 나섰다. 무력동원과 경제보복 카드도 만지고 있다.

○ 중국 강경 의지 표명

오전 6시 20분경 중국 해양감시선 ‘해감 51호’와 ‘해감 66호’가 센카쿠 열도 5개 섬 가운데 가장 동쪽에 위치한 다이쇼(大正) 섬 북쪽 영해에 들어왔다. 해감선 2척은 오전 7시 50분경 12해리(약 22km) 밖으로 나간 뒤 접속수역(영해에서 12해리) 주변을 항해했다.

오전 7시 5분경 다이쇼 섬 서쪽으로 40해리 떨어진 구바(久場) 섬 영해에는 또 다른 중국 해감선인 ‘해감 15호’ ‘해감 26호’ ‘해감 27호’ ‘해감 50호’ 등 4척이 진입했다. 헬기를 실은 4000t급 ‘해감 50호’는 해감선 중 가장 큰 배로 지난해 취역했다.

일본 순시선이 무선으로 “일본 영해에 들어오지 말라”고 경고하자 중국 해감선은 중국어로 “댜오위다오는 예전부터 중국 영토다. 순찰하고 있을 뿐”이라고 응했다. 그중 한 척은 일본어로 “이 배는 정당한 업무를 집행하고 있다. (일본 순시선이) 곧바로 이 해역에서 떠나라”고 외치기도 했다.

중국은 과거에도 일본과 영유권 분쟁이 발생할 때마다 이 해역에 진입했지만 해감선 6척을 한꺼번에 보낸 것은 역대 최대 규모다. 러위청(樂玉成) 중국 외교부 부장조리(차관보급)는 “일본 내부의 ‘사악한 기운’이 일본과 중-일 관계를 심각한 위기로 몰고 있다”고 거친 수사로 비난했다.

○ 中 “더 강한 카드도 있다”

중국 농업부 관계자는 “댜오위다오 해역은 중국 어민들이 고기를 잡아온 곳”이라며 “3개월 반의 휴어기가 16일 정오에 끝나기 때문에 다들 만선의 꿈에 부풀어 있다”고 말했다. 16일 이후 중국 어선들이 대거 진입하고 어정선이 파견될 것이라고 시사한 것이다. 이미 14일 센카쿠 인근 해역에 중국 어선이 상당수 나타났다. 자칫 중국 어선 진입→일본 순시선의 단속→중국 어정선 파견 및 대치 등으로 사태가 점점 더 악화될 수도 있다.

중국은 올봄 필리핀, 베트남과 남중국해 영유권 갈등 때에도 수백 척의 어선을 영토분쟁 해역으로 보냈다.

군부도 연일 목소리를 내고 있다. 중국군 최고 실력자인 쉬차이허우(徐才厚) 공산당 중앙군사위원회 부주석은 최근 산시(山西) 성의 부대를 시찰하면서 “전투 준비에 한 치의 허점도 있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고 신화통신이 전했다.

외교부도 연일 강공이다. 러 부장조리는 이날 “오늘 새벽 주유엔 중국대사가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에게 중국이 선포한 댜오위다오 영해기선의 좌표와 관련 영해도를 전달했다”고 밝혔다.

○ 분쟁 피하려는 일본

일본 정부는 중국을 자극하지 않기 위해 대결을 자제하고 신중을 기하려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 센카쿠를 실효적으로 지배하고 있는 상황에서 분쟁이 발생하면 자칫 일본에 불리해질 수도 있다고 보는 것이다.

노다 요시히코(野田佳彦) 일본 총리는 이날 예정보다 1시간 이른 오전 7시에 총리관저에 출근해 직접 상황을 챙겼다. 노다 총리는 이날 각료회의에서 “긴장감을 갖고 경계 감시에 만전을 기하라”고 지시했다. 하지만 일본의 추가 대응책은 언급하지 않았다. 겐바 고이치로(玄葉光一郞) 외상도 “사태를 악화시켜서는 안 된다. 중국 정부의 적절하고 냉정한 대응을 강력하게 기대한다”고 말했다.

일본의 차분한 대응에는 중국의 경제제재를 우려하는 분위기도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조기 총선을 앞둔 일본이 저자세만 유지하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표를 의식한 정치권이 중국의 지속적인 공격에 맞대응하고 나설 개연성이 크기 때문이다.

이런 가운데서도 극우주의자인 이시하라 신타로(石原愼太郞) 도쿄도지사는 중국에 대해 “미친 것 아닌가. 남의 집에 구둣발로 성큼성큼 들어온다면 쫓아내면 될 일이다”라고 독설을 퍼부었다.

베이징=이헌진 특파원 mungchii@donga.com  
도쿄=박형준 특파원 lovesong@donga.com  
#센카쿠#중국 순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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