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론 깬 롬니 “낙태 조건부 찬성”… 美 공화당 전당대회 이틀째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8월 29일 03시 00분


“성폭행-임신부 위험 땐 합법화”… 40분 후보수락 연설문 직접 써

미국 공화당 전당대회의 하이라이트는 마지막 날인 30일 오후 10시에 시작하는 밋 롬니 후보의 대통령 후보 지명 수락 연설이다. 청중 5만여 명이 대회장인 탬파 컨벤션센터를 빼곡하게 메운 가운데 롬니 후보는 준비한 연설문을 40분 동안 읽어 내려갈 예정이다.

연설문의 상당 부분은 롬니 후보의 개인적 호감도를 높이는 데 할애했다. ABC와 워싱턴포스트의 최근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롬니의 호감도는 27%로 버락 오바마 대통령(61%)의 절반도 채 안 되기 때문이다. 연설에서 자신이 모르몬교 신자라는 사실을 분명히 밝히기로 한 것도 이런 맥락이다. ‘아킬레스건’인 모르몬교 문제를 정면으로 거론하고 진솔한 자신의 삶을 고백하면서 종교의 장벽을 뛰어넘겠다는 것이다.

롬니 후보는 미국 경제를 재건하는 구체적인 비전을 제시하면서 오바마 대통령이 경제위기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해 미국을 표류 상태에 빠뜨렸다고 강력하게 비난할 것으로 알려졌다. 자신이 사모투자회사인 베인캐피털의 최고경영자(CEO)로 일하면서 일자리를 해외로 옮기는 데 앞장섰으며 미국 중산층의 정서와 동떨어져 있다는 민주당의 네거티브 공세에 정면으로 대응할 계획이다.

연설문은 롬니 후보가 대부분 직접 썼지만 부인 앤 롬니 여사가 조언을 하고 최측근인 선임전략가 스튜어트 스티븐스 씨도 거들었다. 한 측근은 “연설문을 다른 사람에게 맡기지 않은 것은 자신의 말로 정확하게 의사를 전달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롬니 후보는 26, 27일 뉴햄프셔 주 울프버러의 휴양 저택에서 부인과 함께 연설문을 최종 점검했다. 인근의 보딩스쿨인 ‘브루스터 아카데미’에서 연설 리허설을 하는 모습이 두 차례 언론에 목격되기도 했다.

롬니 후보는 27일 CBS와의 인터뷰에서 “성폭행과 근친상간, 임신 여성의 건강과 생명이 걸린 상황에서는 낙태 합법화에 찬성한다”고 밝혔다. 공화당은 전당대회에서 낙태 금지를 공식 입장으로 채택할 예정이어서 논란이 예상된다.

한편 미 여론조사기관 갤럽은 1952년부터 2008년까지의 대선 결과를 분석한 결과 첫 전당대회 직전 지지율 1위 후보 10명 중 8명이 백악관에 입성했다고 밝혔다. 갤럽이 20∼22일 성인 남녀 1033명에게 ‘지지 여부와 관계없이 이길 것으로 보는 후보’를 물어본 결과 응답자의 58%가 오바마, 36%가 롬니를 꼽았다. 하지만 22∼25일 실시된 워싱턴포스트와 ABC방송 공동 여론조사에서는 롬니(47%)가 오바마(46%)를, 22∼23일 CNN 여론조사에서 오바마(49%)가 롬니(47%)를 앞서는 등 지지율에서는 두 후보가 접전을 벌이고 있다.

워싱턴=최영해 특파원 yhchoi65@donga.com  
백연상 기자 bae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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