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아공 경찰, 파업 광부에 총격… 최소 34명 사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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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8월 1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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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아프리카공화국 무장 경찰이 백금 광산에서 파업 중인 광원들에게 총격을 가해 최소 34명이 사망했다. 남아공이 1994년 인종차별 정책을 폐지하고 민주화된 이후 최대의 유혈 사태가 벌어졌다. 경찰의 강경 과잉 진압에 대해 남아공 안팎에서 비난 여론이 거세게 일고 있다.

영국 BBC방송 등에 따르면 16일 남아공 요하네스버그에서 북서쪽으로 약 100km 떨어진 노스웨스트 주 마리카나 지역에 있는 백금 광산에서 3000명 이상의 광원들이 임금 인상을 요구하며 파업을 일으켰다. 경찰은 이들을 강제 해산하는 과정에서 총격을 가했다.

경찰은 성명에서 “파업 시위대를 평화롭게 해산하려고 협상을 시도했지만 칼과 화기 등 무기로 무장한 광원들의 공격을 받아 방어 차원에서 무력을 사용했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목격자들은 경찰이 광원들을 향해 최루탄과 물대포를 발사했지만 시위대가 해산하지 않고 돌진하자 약 2분간 자동소총과 권총으로 무차별 총격을 가했다고 증언했다.

리아 피예가 남아프리카공화국 경찰청장은 17일 이번 사태로 34명이 숨졌으며 78명이 부상했다고 발표했다. 반면 전국광산노조(NUM)는 경찰 발포로 최소 36명이 사망했다고 주장했다.

10일부터 3000명이 넘는 광원들이 파업을 벌이는 마리카나 광산은 전 세계 백금 생산량(약 19만 kg)의 12%를 차지하는 세계 3위의 백금생산회사 론민이 소유하고 있다.

제이컵 주마 대통령은 성명을 통해 “무분별한 폭력에 충격과 경악을 금할 수 없다”고 말했다. 파업 중인 광원들이 속한 광산건설노조연합(AMCU)은 이번 사태를 강력히 비난하며 경찰의 무자비한 총격 행위를 고소할 것이라고 밝혔다.

정임수 기자 imsoo@donga.com
#남아공 경찰#광부 총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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