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쿠시마 원전, 방사성 세슘 여전히 새고 고농도 오염수 10만t 잔류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7월 25일 03시 00분


사고 500일 후쿠시마 원전 끝나지 않은 공포

동일본 대지진이 일어난 지 약 500일이 지났지만 여전히 후쿠시마(福島) 제1 원자력 발전소에서는 방사성 물질이 새어나오고 오염수도 다량 고여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고 원인 조사가 일단락되면서 앞으로 사고에 따른 형사처벌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정부의 사고조사검증위원회가 23일 내놓은 최종 보고서 등에 따르면 6월 말 현재 후쿠시마 제1 원전의 1∼3호기에서 새어나오는 방사성 세슘은 시간당 1000만 Bq(베크렐)이다. 지난해 사고 직후에 비하면 약 8000만 분의 1로 줄었다.

방사능의 세기를 나타내는 단위인 Bq을 인체에 미치는 영향 정도를 표시하는 단위인 mSv(밀리시버트)로 환산하면 1000만 Bq은 130mSv에 해당한다. 일반인의 한 해 방사선 피폭량 한도인 1.0mSv를 훨씬 웃돈다. 게다가 세슘은 방사성 물질이 절반으로 줄어드는 기간인 ‘반감기’도 30년이나 된다. 다만 원전에서 새어나온 방사성 세슘이 공기 속에 퍼지고 비에 녹아 야채 등을 통해 인체에 들어올 때는 농도가 130mSv보다 크게 줄어든다.

또 원자로 건물 지하에는 아직도 약 10만 t의 고농도 방사성 물질이 녹아있는 오염수가 남아 있다. 1∼3호기 원자로의 경우 핵연료를 감싸고 있는 압력용기와 격납용기가 금이 가 냉각수가 새어나오면서 방사성 물질 오염수가 건물 지하에 고이고 있는 것. 도쿄전력은 지금까지 16만 t 이상의 오염수를 정화 처리했다.

도쿄전력은 앞으로 약 40년에 걸쳐 원자로를 폐쇄할 계획이다. 먼저 원전 1∼4호기의 사용 후 연료 저장조에 보관돼 있는 3018개의 연료봉을 충분히 냉각시켜 2014년 초부터 꺼낸다.

한편 정부의 사고조사검증위원회의 최종 보고서가 나오면서 민간 정부 국회 등의 조사가 모두 끝났다. 그동안 사고의 원인 규명에 초점이 맞춰졌지만, 이제부터는 손해배상 소송과 형사고발을 둘러싼 공방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에다노 유키오(枝野幸男) 경제산업상은 23일 기자회견에서 “(위원회 조사가 끝난 만큼) 개개인의 책임 문제를 이제부터 정밀 조사하겠다”고 말했다.

도쿄=박형준 특파원 loves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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