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F가 유로존 위기 더 키워”… 유럽 담당 책임자 사표 파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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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7월 2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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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년간 근무, 수치스럽다”… 브릭스, 별도 개발은행 추진

국제통화기금(IMF)의 유럽 담당 책임자가 유로존 위기에 대한 IMF의 부실 대처를 신랄하게 비판하는 내용의 사직서를 제출해 파문이 일고 있다. 20일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피터 도일 IMF 유럽국 담당 선임 이코노미스트(사진)는 지난달 18일 이사회에 제출한 사표에서 “IMF는 2007∼2009년 세계 금융위기에 이어 최근 유로존 위기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했다”며 “최근 20년간 IMF에서 일했다는 것이 수치스럽다”고 밝혔다.

그는 “IMF는 유럽 국가들의 정치권 이해관계에 밀려 그리스 채무조정에 너무 늦게 나섰을 뿐만 아니라 과거 아시아나 남미 국가들에 긴급자금을 수혈할 때와는 달리 유럽 국가들에는 헐거운 지급 조건을 제시해 모럴해저드를 낳았다”고 비판했다. 그는 “IMF가 유로존 위기를 뒤늦게 인식했을 뿐만 아니라 이와 관련된 정보를 은폐하기까지 했다”고 지적했다.

IMF의 유로존 위기 부실 대처 논란이 가열되면서 브릭스(BRICS) 국가를 중심으로 IMF를 대체하거나 IMF와 병존하는 국제금융기구를 설립하자는 논의가 급물살을 타고 있다. 브라질 러시아 인도 중국 남아프리카공화국으로 구성된 브릭스 국가들은 지난달 인도 뉴델리에서 열린 제4차 연례총회에서 IMF와는 별도의 국제은행 설립 논의를 본격적으로 개시했다고 블룸버그통신은 20일 보도했다.

로이터통신은 “전 세계 국내총생산(GDP)의 18%를 차지하는 브릭스 국가들은 IMF에 750억 달러의 기금을 내고 있지만 IMF가 이를 적절히 집행하지 못하고 있고 IMF 내에서 발언권도 제한적이라는 인식을 갖고 있다”며 “이들은 자신들의 기금으로 운영되는 별도의 국제은행인 ‘브릭스 개발은행’ 설립을 추진 중”이라고 전했다.

워싱턴=정미경 특파원 mickey@donga.com
#IMF#브릭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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