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아반군, 국경 장악… 주민 3만명 탈출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7월 2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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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군 수도 이동 공백 틈타 이라크-터키 접경초소 6곳 접수
정부군, 수도 일부 주민 소개령… 새벽 반군 장악지역에 대공세

시리아 반군이 이라크 접경 검문소 전부(4개)와 터키 접경 검문소 2개를 장악해 또 하나의 전과를 올렸다. 이에 맞서 대대적인 반격에 나선 정부군과 반군 간 교전이 치열해지면서 이웃 국가로 떠나는 난민 행렬도 이어지고 있다.

시리아 최대 반군단체인 자유시리아군(FSA)은 19일 아부카말 검문소 등 이라크와 접경한 검문소 4곳을 모두 장악했다고 밝혔다. 이 검문소는 유프라테스 고속도로에 있는 이라크와의 주요 교역 통로. 알아사디 이라크 내무차관도 이를 확인하면서 “이라크 국경수비대가 보는 앞에서 반군이 검문소를 장악하고, 시리아 병사 22명을 처형했다고 밝혔다. 수도 다마스쿠스에 있는 경찰청사도 습격했으나 정부군의 거센 반격에 물러났다.

반군은 또 터키와 접경하고 있는 밥알하와, 자라브루스 검문소도 장악했다고 밝혔다. 반군이 제공한 동영상에 따르면 반군이 검문소에 걸려 있던 바샤르 알아사드 대통령의 초상화를 찢고 반군 기를 게양했다.

시리아 반군이 이라크와 터키 접경 검문소를 장악한 것은 정권의 핵심 실세를 제거한 폭탄 공격에 이어 아사드 정권에는 또 다른 타격. 정부군이 주요 병력을 다마스쿠스 등지로 빼내면서 가능했던 일로, 반군의 조직력을 잘 보여주는 사례이기도 하다.

헤즈볼라 알마나르TV는 20일 정보기관장인 히샴 베크티아르도 18일 반군의 자살폭탄 공격으로 사망했다고 보도했다. 이로써 당시 사망한 아사드 대통령 측근은 국방장관 등 4명으로 늘었다.

한편 시리아 국영TV는 19일 아사드 대통령이 파흐드 자심 알프레이즈 신임 국방장관에게 임명장을 주는 장면을 방영했다. 공식 석상에 모습을 나타내지 않아 사망설 등이 나오자 자신이 건재하고 여전히 권력을 잡고 있다는 점을 보여주기 위한 시도로 보인다.

아울러 시리아 정부군은 다마스쿠스 일부 지역에 소개령을 내린 데 이어 20일 새벽 대대적인 공격을 시작했다. 대상 지역은 남서부의 미단, 크파르수사, 북동부의 카분, 동부 주바르 등이다. 특히 카분 지역에는 정부군이 16대의 탱크 및 장갑차를 동원해 작전을 벌이고 있다고 목격자들은 전했다.

인권단체 시리아인권관측소(SOHR) 등은 19일 하루에만 전국에서 민간인과 반군 217명을 포함해 최소 310명이 사망했다고 밝혔다. SOHR가 사망자를 집계한 이래 하루 사망자로는 최대치다.

양측의 교전이 격화되면서 시리아를 탈출하는 행렬도 급증했다. 유엔난민기구는 20일 “지난 48시간 동안 3만 명의 시리아인이 레바논으로 피란했다”고 전했다. 레바논에 이미 3만900명을 비롯해 터키 요르단 이라크에 11만2000명의 난민이 머무르고 있다.

유럽연합(EU)은 해상과 항만, 공항 등에서 시리아행 무기 검색을 강화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시리아에 공급할 헬기 등을 싣고 가던 러시아 화물선도 운송을 중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알렉산드르 오를로프 프랑스 주재 러시아 대사는 20일 “아사드 대통령이 비폭력적인 민주 절차를 밟아 권력을 내놓을 준비가 됐다”고 밝혔으나, 시리아 정부는 “근거 없는” 이야기라며 부인했다.

윤양섭 선임기자 lailai@donga.com
#시리아#국경 장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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