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군함, 난사군도서 좌초됐다 구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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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7월 1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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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리핀 “우리 EEZ 침범”, 中 “영해 순찰중 사고” 양국 영유권 분쟁 재연

중국 군함이 필리핀과의 영토분쟁 지역인 남중국해 난사(南沙) 군도에서 좌초됐다가 나흘 만에 구조된 사건을 계기로 중국과 필리핀 사이의 영유권 분쟁이 재연됐다. 필리핀은 자국의 배타적경제수역(EEZ)을 침범했다며 반발하고 있는 반면 중국은 자국 영해에서 일어난 정상적인 순찰활동 중에 발생한 사고라고 주장하고 있다.

배수량 1662t의 둥관(東莞)급 호위함 560호가 11일 오후 7시경 난사 군도의 환초인 반웨자오(半月礁) 인근에서 좌초됐다. 길이 5.5km, 넓이 1.8km²인 반웨자오는 필리핀 팔라완 섬에서 서쪽으로 110km, 중국 본토에서는 1200km가량 떨어져 있다.

560호는 15일 새벽 지원병력의 협조 아래 암초에서 무사히 벗어났다. 중국 국방부는 배 앞머리 부분이 손상됐을 뿐 인명 피해나 기름 유출 등은 없었다고 설명했다.

560호가 좌초된 곳은 필리핀이 자국 EEZ라고 주장하는 해역이다. EEZ 내에서는 어로행위는 해당국의 허가를 받아야 하지만 군함과 외국 어선은 ‘무해 통항’만 가능하다. 필리핀의 주장처럼 이곳이 필리핀 EEZ라 해도 560호가 단순히 ‘무해 통항’만 했다면 문제가 안 된다. 무슨 일을 했는지에 따라 외교 문제가 될 수 있다.

좌초된 중국 호위함과 같은 급 군함.
좌초된 중국 호위함과 같은 급 군함.
볼테르 가즈민 필리핀 국방장관은 해당 해역을 관할하는 해군사령부에 560호가 사고 당시 왜 이곳을 지나고 무슨 활동을 했는지를 조사하도록 지시했다고 현지 언론이 15일 보도했다. 이에 앞서 필리핀 국방부는 13일 중국 국방부가 사고 사실을 자체 웹사이트를 통해 좌초된 지 이틀 후에야 공개하자 “군함이 무슨 일을 하고 있는지 해명하라”고 중국 측에 요구했다. 필리핀은 사고 해역 부근에 560호 외에도 6척의 중국 선박이 더 있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중국은 난사 군도에 대한 필리핀의 영유권을 인정하지 않고 있기 때문에 중국 국방부는 웹사이트에 올린 발표문에서 “순찰 임무를 집행하다 의외의 사고를 당했다”고 당당히 맞서고 있다.

한편 중국 누리꾼들은 영유권 갈등과는 별개로 자국 군함이 전투 중도 아닌데 암초지대에서 좌초된 것을 두고 “이러고도 분쟁국과 전쟁을 한다고 하느냐” “국제적인 웃음거리만 됐다”며 중국 군부를 비판했다.

베이징=고기정 특파원 koh@donga.com
#중국#군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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