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로도 中견제” 美, 동남아에 돈 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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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7월 1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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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린턴, 베트남-라오스 등 순방
안보동맹 강화 일변도 벗고 무역-투자 확대 중점 논의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 아시아 국가들과의 군사적 협력에 치중해 온 미국이 경제적 유대 강화까지 발 벗고 나섰다. 글로벌 G2를 지향하는 중국이 경제적 유대를 강화해 역내 국가들에 영향력을 확대하는 것에 대한 맞대응으로 풀이된다.

뉴욕타임스는 8일 힐러리 클린턴 미 국무장관이 7일부터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아세안) 6개국을 잇달아 방문하는 것에 대해 “클린턴 장관은 이 지역에서 날로 부상하고 있는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 이들 국가와 경제적인 채널을 재구축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이 시작한 이라크전쟁 아프가니스탄전쟁 등 ‘2개의 전쟁’에 미국이 몰두하고 있는 사이 중국은 아세안 국가들과의 연대를 강화하고 경제 교류를 대폭 늘림으로써 주변 지역에 대한 영향력을 확대해 왔다는 게 버락 오바마 행정부의 시각이다.

실제로 미국은 2004년까지만 해도 아세안 국가들과의 무역 규모가 1920억 달러로 가장 많았지만 2010년에는 중국이 아세안 국가들과 2930억 달러어치의 무역 거래를 하는 최대 교역국으로 부상했다.

오바마 대통령이 지난해 가을 아시아 국가들과의 자유무역을 지향하는 환태평양경제협력체(TPP) 계획을 발표한 것도 중국과 아세안 국가들의 경제적 연대가 더욱 강화되는 데 대한 미국의 우려를 반영하고 있다.

이런 현실을 반영한 듯 클린턴 장관의 이번 동남아 6개국 순방 일정은 경제 협력 논의로 가득 차 있다. 클린턴 장관은 12일 캄보디아 프놈펜에서 열리는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에 참석해 중국과 국경을 맞대고 있는 동남아시아 국가들을 상대로 미국이 아시아 국가들에 대한 무역과 투자를 확대하겠다는 구체적인 계획을 공개할 계획이다.

클린턴 장관은 다음 날 캄보디아로서는 사상 최대인 미국 비즈니스대표단을 이끌고 캄보디아 시엠레아프를 방문해 ‘미국-아세안 비즈니스 포럼’에 참석한다.

클린턴 장관은 10일 베트남 하노이를 방문해 미국과 베트남 정부 간의 교육 및 비즈니스 협정 서명식을 갖는다. 11일 미 국무장관으로서는 1955년 이후 57년 만에 라오스를 방문해 통싱 탐마봉 총리와 회담하면서 메콩 강 개발 계획과 아세안 통합을 협의한다.

미국의 움직임에 대해 추이톈카이(崔天凱) 중국 외교부 부부장은 지난주 홍콩에서 열린 아시아소사이어티 포럼에서 “중국은 아세안 국가 및 일본 한국 인도 호주와의 최대 교역국이며 태평양은 중국의 고향이자 우리의 뿌리”라며 경계의 빛을 감추지 않았다.

한편 중국 공산당 기관지인 런민(人民)일보 계열의 환추(環球)시보는 이번 ARF 회의에서 중국과 영토 분쟁을 벌이고 있는 필리핀과 베트남은 아세안 국가들을 규합해 중국을 압박할 것으로 보인다고 9일 보도했다.

워싱턴=최영해 특파원 yhchoi65@donga.com  
베이징=이헌진 특파원 mungchii@donga.com  
#클린턴 장관#동남아 동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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