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안부 또 욕보이는 일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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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5월 1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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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림비 추진하는 뉴욕시의회 의원에 ‘우려’ 뜻 전달
민간인 18명은 “위안부는 창녀” 의원들에 편지 보내

3일 대니얼 핼로런 뉴욕시의원에게 배달된 ‘기림비 설립에 반대해 달라’는 제목의 서한. 이 서한에는 “위안부는 ‘창녀(prostitutes)였다” “한국 위안부들 중 일부는 일본 군인보다 더 많은 돈을 벌었다”고 표현돼 있다. 한인유권자센터 제공
3일 대니얼 핼로런 뉴욕시의원에게 배달된 ‘기림비 설립에 반대해 달라’는 제목의 서한. 이 서한에는 “위안부는 ‘창녀(prostitutes)였다” “한국 위안부들 중 일부는 일본 군인보다 더 많은 돈을 벌었다”고 표현돼 있다. 한인유권자센터 제공
2010년 한인들의 주도로 건립된 미국 뉴저지 주 소도시 팰리세이즈파크(팰파크) 시 ‘일본군 위안부 기림비’에 이어 뉴욕 시에도 건립될 ‘기림비’와 ‘위안부 거리’(가제) 조성에 대해 일본 정부와 민간인들이 반대하고 나서 비상한 관심이 일고 있다.

사업을 주도하고 있는 피터 쿠 뉴욕시의회 의원(플러싱 지역구·민주당)은 11일 본보기자와의 통화에서 “올 3월 마이클 블룸버그 뉴욕시장실로부터 두 사업의 진행상황을 묻는 내용과 함께 ‘우려(concern)’의 뜻을 담은 전화를 받았다”며 “당시 시장실의 입장은 일본 뉴욕총영사관을 통해 내게 전달된 것으로 보인다. 나는 ‘지역구 문제이지 시가 관여할 문제가 아니다’라고 답했다”고 덧붙였다.

피터 쿠 의원
피터 쿠 의원
쿠 의원은 이날 기자에게 “뉴욕시가 반대하더라도 두 가지 사업을 계속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쿠 의원은 중국계 미국인으로 플러싱 지역에 한인이 많이 살고 있어 오래전부터 위안부 문제에 관심을 가져 왔다. 뉴욕시장실에서 쿠 의원에게 전화한 배경과 관련해 한인유권자센터(뉴욕 소재) 김용찬 대표는 “뉴욕 시에 일본인 관광객이 워낙 많이 오고 일본 기업들의 투자도 많아 시에 위안부 기림비가 세워지고 거리가 조성되는 것은 부담스러운 일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 뉴욕한인회 “日 맞서 제2, 3의 기림비 세우겠다” ▼

한편 이달 들어서는 18명의 일본인이 각각 작성한 서한 18통이 쿠 의원을 포함해 위안부 문제에 관심을 보여 온 대니얼 핼로런 뉴욕 시의원, 토니 아벨라 뉴욕 주 상원의원 등 총 4명의 정치인에게 보내졌다. 야마모토 준(山本純), 나가사와 고(長澤剛) 등의 이름이 적혀 있는 이 서한에는 ‘기림비 설립에 반대표를 던져 달라’는 제목으로 “비 설립과 위안부 거리 조성은 역사적 사실을 도외시하고 일본 정부와 일본인을 비난하는 일”이라며 “위안부들은 단순히 창녀(prostitutes)였을 뿐이며 당시 민간위안부를 모집하는 일본 기업의 꼬임에 넘어간 것”이라고 주장했다. 외교가에서는 이 편지들이 과격한 표현에 단어 몇 개만 다른 비슷한 문장, 친필 서명까지 있는 것으로 볼 때 일본 우익단체의 조직적 움직임인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서한은 이어 “당시 한국 위안부는 일본 군인보다 훨씬 많은 돈을 벌어갔다”며 미얀마에서 위안부로 일했던 ‘문원옥(文原玉)’이라는 한국 여성이 1943년 6월부터 1945년 9월까지 받은 월급명세서와 총급여액(2만6145엔) 자료까지 첨부했다. 현지의 한 외교관은 “첨부 자료들은 일반인이 쉽게 구할 수 없는 것”이라며 “일본 정부 관계자가 관여한 것이 아닌지 의심된다”고 말했다.

10일 뉴욕한인회(회장 한창연)는 뉴저지 팰리세이즈파크 시 기림비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제2, 제3의 기림비 건립을 계속 추진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뉴욕=박현진 특파원 witness@donga.com
#위안부 기림비#일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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