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광청 “美유학 끝나면 다시 돌아갈 것, 여권 신청… 中 약속이행 믿는다”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5월 8일 03시 00분


본보 천광청 전화인터뷰

“눈이 안 보이는 나도 겹겹이 쌓인 감시를 뚫고 해냈다. 당신들 모두 자신의 능력을 믿지 않을 이유가 없다.”

중국의 시각장애 인권운동가 천광청(陳光誠·41) 씨는 7일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고향집에서의 탈출 드라마를 이렇게 말했다. 그는 “자신감을 갖고 노력하기만 한다면 모두들 분명히 나보다 잘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천 씨는 약 10분간의 통화 도중 몇 차례 웃음을 터뜨리는 등 안정된 느낌이었다.

천 씨와 가족은 6일 여권 발급을 신청했다고 한다. 그는 “정부 담당자가 도와주기로 했다”며 “구체적으로 언제 나올지는 모른다”고 말했다. 천 씨는 “중국 정부는 공민으로서 나의 권리를 보증했고 자유와 신변 안전을 약속했다”며 “약속을 이행할 것이라고 본다”고 강조했다.

천 씨는 중국의 미래를 밝게 예측했다. 그는 “중국의 민주화는 이미 시작됐다고 생각한다”며 “중국 정부의 이번 약속과 처리 태도는 전례 없던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이제 시작 단계지만 중국이 실제적 행동으로 사회의 공평과 정의, 법치를 보호하는 방향으로 갈 것으로 희망했다.

천 씨는 발뼈 골절 등 다리 3곳에 상처를 입고 석고붕대를 해 누워 있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는 “혈변이 있다. 빠르면 다음 주초 퇴원도 가능할 것 같다”고 말했다. 천 씨는 크게 걱정해온 부모를 아직 만나지는 못했지만 언제라도 통화를 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아내, 아이들도 병원에 함께 있다고 했다.

천 씨는 한국의 민주화 경험에 대해 아주 잘 알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1980년대의 한국에 대해 비교적 잘 알고 있다”며 “한국인은 아주 용감한 것 같다”고 말을 맺었다.

그는 미국 유학 뒤 귀국할 것임을 분명히 했다. 천 씨는 “중국과 미국의 합의 사항이고 중국이 나의 재입국을 받아들이지 않을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그가 “법학을 전공한다면 돌아와서 계속…” 하고 말하는 도중 돌연 통화가 끊겼다. 그가 못다 한 말은 법률을 배워 중국 인권 향상을 위해 계속 노력하겠다는 것으로 보인다.

한편 조지프 바이든 미국 부통령은 미 NBC 방송에 출연해 “천 씨가 뉴욕대에서 공부할 기회가 있을 것”이라며 “우리는 비자를 즉각 발급할 준비가 돼 있고 그는 가족을 데리고 올 수 있다”고 말했다.

베이징=이헌진 특파원 mungchi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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