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둘은 계단을 오르고 있었다. 뒤에 있던 남자가 여자의 엉덩이를 꼬집었다. 그들이 몸으로 보여준 언어는 단순한 친근함 이상이었다.”
영국 더 타임스는 18일 보시라이(薄熙來·63) 전 중국 충칭(重慶) 시 서기의 부인 구카이라이(谷開來·52) 씨와 지난해 11월 살해된 영국인 사업가 닐 헤이우드 씨(사망 당시 41세)가 연인 관계였다며 관련자들의 증언을 보도했다.
구 씨는 보 전 서기가 랴오닝(遼寧) 성 성장에 오르기 직전인 2000년 남편과 떨어져 영국으로 이사해 회사를 차리고 아들 보과과(薄瓜瓜)를 명문 런던 해로스쿨에 입학시켰다. 그리고 자신은 남부 잉글랜드의 해변 휴양도시 본머스의 한 아파트에 살고 있었으며 헤이우드 씨가 이 아파트에 자주 드나들었다고 한 소식통은 증언했다.
이 도시는 런던에서 105km가량 떨어진 곳이다. 이 소식통은 “헤이우드 씨는 아침이면 담배를 문 채 창가에 기대 서 있었으며 구 씨는 부엌에 있었다”며 “두 사람은 아파트 계단을 오르며 ‘사랑 놀음’도 보여주었다”고 타임스에 밝혔다. 구 씨는 헤이우드 씨를 살해한 혐의로 중국 당국의 조사를 받고 있다.
타임스는 충칭의 저명한 학자인 왕캉(王康) 씨와 다른 소식통들을 인용해 둘 사이의 엇갈린 인연을 보도했다. 헤이우드 씨와 구 씨의 관계가 깊어진 것은 보 전 서기가 자신의 정치적 야심을 위해 구 씨에게 개인적 삶을 포기하도록 강요했기 때문이다. 잘나가던 변호사였던 구 씨가 남편에 의해 날개가 꺾였을 때 마침 헤이우드 씨가 나타났고, 자연스럽게 벽안의 젊은이에게 빠져들었다는 것이다.
구 씨가 영국에서 중국에 돌아온 뒤 점점 더 편집증적인 증세를 보였다는 전언도 나온다. 왕 씨는 “이런 행동은 남편과의 원만치 않은 결혼생활 때문이었다”며 “보시라이 부부는 완벽한 가정처럼 보이기를 좋아했지만 그들 사이에 진실한 감정은 없었다”고 말했다.
이번 사건과 관련해 보 전 서기가 정치적 생명이 끝나는 것은 물론이고 심지어 사형도 가능하다는 보도가 조심스럽게 나왔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18일 공산당 기관지 런민(人民)일보가 최근 갑자기 1952년 부패 혐의로 사형당한 톈진(天津) 당서기와 부서기 사례를 거론한 것은 보 전 서기의 앞날을 시사한 게 아니냐는 관측을 낳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보 전 서기의 후원자이자 다음 희생자가 될 것이라는 소문이 해외의 반중국 인터넷 매체에 돌고 있는 저우융캉(周永康) 정치국 상무위원은 17일 베이징에서 열린 한 행사에서 “사정기관은 후진타오(胡錦濤) 주석을 총서기로 하는 당 중앙과 일치단결해 본래의 직무를 충실히 이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후 주석에 대한 충성을 재차 다짐한 것으로 해석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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