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최대의 해운회사 총수 전 재산 1조9000억원 기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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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2월 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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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 최후 목적은 사회 보답… 돈은 혼자 즐기는게 아니다”

장룽파 대만 창룽그룹 회장은 7일 사후 전재산 사회기부 의사를 밝히면서 “퇴직은 없다. 사무실에서 쓰러지는 그날까지 일하겠다”고 말했다. 대만 연합신문망 홈페이지
장룽파 대만 창룽그룹 회장은 7일 사후 전재산 사회기부 의사를 밝히면서 “퇴직은 없다. 사무실에서 쓰러지는 그날까지 일하겠다”고 말했다. 대만 연합신문망 홈페이지
대만 최대의 해운회사를 보유한 창룽(長榮·영문명 에버그린)그룹의 창업자 장룽파(張榮發·85) 회장이 사후 약 1조9000억 원에 이르는 전 재산을 사회에 기부하겠다고 7일 밝혔다.

8일 대만 언론에 따르면 장 회장은 전날 기자들에게 “사후 전 재산을 자선단체 장룽파기금에 내놓아 많은 사람에게 서비스할 것”이라며 “내 자녀는 지분이 있어 생활할 수 있고 더 갖고 싶다면 자신이 열심히 벌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자손들이 계속 사회를 위해 선한 일을 해 도움이 필요한 사람을 도와주기를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창룽그룹은 세계 10대 선사 중 하나인 에버그린을 비롯해 에바항공과 호텔 등을 소유한 재벌그룹이다. 포브스는 2011년 그의 재산을 500억 대만달러(약 1조8900억 원)로 추정했다.

장 회장은 자신이 ‘업보(karma)’를 신봉하는 사람이라며 돈은 뿌린 대로 거두는 것이고 재산은 머무는 것이 아니라고 말했다. 그는 “이번 생에서 나의 성공은 내가 지난 생애에 뿌린 선행의 유산”이라며 “나는 겸허하게 책임을 질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또 그는 “젊은이들은 부모에게 의지할 생각을 하지 말고 열심히 노력해야 한다”며 “하늘이나 땅, 부모를 원망하지 마라. 인생에서 책임지는 것을 배우고 선한 마음을 길러라”고 당부했다.

“기업의 최후 목적은 사회에 보답하는 것”이라는 사업철학도 말했다. 또 “돈은 돌아서 세상을 이롭게 하는 물건이지, 혼자 즐기는 게 아니다”면서 “많은 사람은 돈이 많으면 부자라고 생각한다. 많은 돈을 벌기 위해 열심히 일하는 것은 나쁜 일이 아니지만 많은 돈을 버는 데서 얻는 행복은 잠깐이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또 장 회장은 “진정한 부는 남을 도와줄 수 있고 사회에 돌려줄 수 있는 것”이라며 “돈은 개인이 독점적으로 누릴 수 있는 것이 아니다”고 강조했다.

장 회장은 맨손으로 시작해 세계적 기업가로 성장한 입지전적인 인물. 장 회장은 4년 전부터 바른 삶과 관련한 글을 많이 싣는 월간지 ‘도덕월간’을 수만 부씩 대량 구매해 각급 학교와 교도소 등에 무료로 배포해 왔다고 한다. 그는 “1만 명이 읽어 한두 명이라도 영향을 받는다면 가치 있는 일”이라며 “예산이 얼마든지 들어도 상관없다”고 말했다.

대만의 다른 재벌들도 그동안 거액을 기부해 왔다. 지난해 중국 노동자들의 잇단 자살로 위기에 몰렸던 대만 최대 전자그룹인 훙하이(鴻海·영문명 팍스콘)그룹의 궈타이밍(郭臺銘) 창업자도 그동안 자선단체에 수십억 달러를 기부해 왔으며 2008년 사후 재산의 90%를 자선단체에 기증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홍콩의 세계적 톱스타인 배우 청룽(成龍)도 2008년 평생 모은 약 4000억 원에 이르는 재산을 죽기 전에 기부하겠다고 밝혔으며 평생 수집한 940억 원대의 문화재도 기부했다.

베이징=이헌진 특파원 mungchi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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