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일어선 99%… 점령시위 불붙다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1월 3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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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클랜드 2000여명 격렬 시위… 경찰과 유혈충돌 400여명 체포돼
美 전역-캐나다-호주 등으로 확산

지난해 전 세계를 뒤흔들었던 월가 점령 시위가 28일 미국 캘리포니아 주 서부 도시 오클랜드에서 과격한 대규모 시위 형태로 재연됐다. 예상했던 대로 2012년에도 1% 대 99%의 대립구도를 내세우는 ‘점령 시위’가 뜨겁게 불타오를 것임을 보여준다.

이날 오클랜드 도심 광장을 출발해 거리행진에 나선 2000여 명의 시위대는 시청 건물을 점거하려다 경찰과 충돌했다. 이 과정에서 시청 건물 안으로 들어간 일부 시위대는 집기를 부수고 성조기를 불태웠다. 경찰은 최루가스를 쏘며 시위대를 강제 해산시켰고 시위대 400여 명을 체포했다. 이 과정에서 시위대 1명과 경찰 3명이 다쳤다. 외신들은 이날 시위가 지난해 9월 월가 점령 시위가 시작된 이래 가장 격렬했다고 전했다.

이날 시위는 지구촌 곳곳의 점령 시위에 다시 불을 붙이고 있다. 29일에는 미국 전역에서 오클랜드 시위를 지지하는 점령 시위대의 거리행진이 벌어졌다. 보스턴에서 거리행진을 벌인 점령 시위대는 “점령 시위는 죽어가고 있지 않다. 우리는 사라지지 않는다”고 외쳤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점령 시위가 미국 내 도시의 광장들을 점령하는 방식으로 계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호주 멜버른과 캐나다 토론토에서도 미국 영사관 앞에서 시위가 열렸다.

워싱턴에서는 29일 경찰이 맥피어슨 광장과 프리덤 광장을 점령한 채 시위를 벌이던 20대 남성을 전기충격기를 사용해 체포하며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경찰은 17일 국회의사당 앞에서 시위를 벌인 뒤 맥피어슨 광장 등에서 농성하고 있는 ‘워싱턴 점령 시위대’에 30일까지 광장에 설치한 텐트를 모두 철거하라고 명령했다.

한편 다보스포럼에 대항해 25일부터 브라질에서 열린 세계사회포럼(WSF)은 28일 폐막하며 “6월 5일 세계 각국의 주요 도시에서 자본주의에 반대하고 사회적 환경적 정의를 촉구하는 시위를 벌이겠다”고 선언했다.

주애진 기자 ja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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