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월가 보너스 최대 45% 삭감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11월 10일 03시 00분


코멘트

실적 악화-점령 시위 영향

월가 시위대가 탐욕의 상징으로 지목한 월가 금융회사의 보너스가 일부 직종에서 최대 절반 가까이 깎일 것으로 보인다.

뉴욕타임스 등 미국 언론은 8일 컨설팅업체인 존슨어소시에이츠가 실시한 조사 결과를 인용해 금융회사의 올해 보너스가 지난해보다 평균 20∼30% 줄 것이라고 전했다.

지난해 금융회사의 전무급 임원이 받은 평균 보너스는 120만 달러(약 13억3900만 원) 정도였지만 올해는 90만 달러(약 10억 원)에 그칠 것으로 예상됐다. 분야별로 보면 채권 트레이더(중개인)들의 보너스가 45% 정도 줄 것으로 보이며 주식 트레이더는 20∼30%, 투자은행 종사자들은 10∼20% 감소할 것으로 예상됐다.

보너스 감소는 유럽의 재정위기와 금융규제의 영향으로 금융회사들의 실적이 나빠진 것이 직접적 원인이다. 세계 최대 투자은행인 골드만삭스는 최근 두 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했으며, 실적 부진으로 월가에는 대량 해고 바람이 불고 있다. 지난해 시행된 금융규제 법인 도드-프랭크법으로 금융회사의 위험한 투자에 대한 규제가 강화된 것도 한 원인이다.

월가에 대한 곱지 않은 시선도 영향을 미쳤다. 닐 웨인버그 아메리칸뱅커 수석편집장은 CNBC와의 인터뷰에서 “(보너스를 줄이라는) 백악관으로부터의 압박뿐만 아니라 월가 점령 시위도 금융회사로서는 큰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월가 금융회사의 임직원 급여에 보너스가 차지하는 비중이 커 상당한 충격을 받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한 가운데 일부 금융회사는 보너스 삭감을 고려해 기본급을 크게 높이는 방식으로 급여체계를 바꿔 실제 미칠 영향은 크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뉴욕=박현진 특파원 witness@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