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아, 13세 소년도 고문 살해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9월 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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앰네스티 “5개월간 감옥서 최소 88명 숨져”

13세 소년 함자 알리 알카티브 군. 4월 29일 시리아 서남부 다라에서 벌어진 ‘분노의 금요일’ 반정부 시위 중 정부군에 체포돼 사라진 이 소년은 한 달 뒤인 5월 27일 싸늘한 시체로 부모 품에 돌아왔다. 얼굴은 알아보기 힘들 만큼 짓이겨져 있었고 몸에는 채찍질과 전기 고문, 총상 흔적들뿐 아니라 담뱃불로 지져진 부위도 수십 곳이었다. 목이 부러져 있었고 성기까지 절단된 도저히 보기 힘든 참혹한 상황이었다.

8월 30일 앰네스티 인터내셔널은 벨기에 브뤼셀에서 발표한 보고서를 통해 “시리아 정부가 5개월간 반정부 시위과정에서 체포한 사람들에게 고문과 학대를 자행해 최소한 88명이 감옥에서 숨졌다”며 “이 중 52명은 고문과 학대가 사망의 원인이라는 증거가 있다”고 말했다. 앰네스티는 앞서 소개한 알카티브 군의 동영상을 보여주면서 “다라와 홈스 지역에서 희생된 88명 모두 청소년이나 성인 남자였으며 총에 맞거나 불태워졌으며 송곳, 칼 등의 흉기에 찔렸다”고 밝혔다. 시위 현장에서 사라졌다 며칠 후 길가에서 숨진 채 발견된 한 의사 역시 두 눈이 뽑히고 성기가 절단됐으며 갈비뼈, 팔, 손가락이 부러진 상태였다.

앰네스티는 “시리아에서 수감 중 사망한 사람은 한 해 평균 5명에 불과했지만 올 들어 급증했다”며 “시위 시작 이래 현재까지 최소 1800명이 사망했으며 수천 명이 가족들조차 행방을 모르는 곳에 잡혀 있다”고 했다.

한편 금욕 금식 기간인 라마단이 끝난 것을 기념하는 이슬람 축제인 ‘아이드 알 피트르’ 첫날인 8월 30일에도 시리아 정부군이 시위대에 발포해 다라에서 6명, 홈스에서 1명이 사망했다. 다라 인근 알하라에서 사망한 사람 중 한 명은 13세 소년으로 드러났다. 인권단체들은 라마단 기간 한달 동안 시민 551명이 정부군에게 목숨을 잃었다고 말했다.

파리=이종훈 특파원 taylor5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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