反카다피군 새벽 육로-바다서 동시 진격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8월 2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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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공항서 치열한 공방전… 카다피 최정예부대 배수진
격렬한 최후 교전 벌일듯

21일 반카다피군과 무아마르 카다피 정부군이 교전을 벌인 리비아의 수도 트리폴리는 혼란이 가득한 전쟁터였다. 전날 라마단 금식이 끝나는 해질 무렵 시내 곳곳에서 들리던 방공포 폭발음과 총성은 날이 밝을수록 점점 커졌다.

특히 트리폴리에서 약 200km 떨어진 반카다피군의 거점 미스라타를 출발한 반군 특공대가 새벽을 틈타 트리폴리로 잠입하면서 총공세가 본격화되는 모습이다. 반군은 서쪽과 남쪽의 육로를 통해 트리폴리로 진격하는 동시에 북쪽 항구를 통해 잠입하는 포위 작전을 벌였다고 외신은 전했다.

이날 새벽 공세는 네 번의 폭발음이 트리폴리에 퍼지면서 시작됐다. 알자지라 방송에 따르면 반군 거점 도시인 벵가지 지휘관 파들랄라 하룬은 “미티가 국제공항 인근과 타주라 지역 등 두 군데에서 정부군을 향한 공격이 동시에 진행되고 있다”고 밝혔다.

반군이 트리폴리에 진격해 시가전을 벌인 것은 리비아 사태가 촉발된 2월 이후 6개월 만에 처음이다. 반군은 이미 19일 밤에 필요한 무기 일체를 트리폴리 항으로 보내는 등 트리폴리를 장악하기 위해 치밀한 사전 준비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외신들은 반군 저격수들이 트리폴리 외곽에 위치한 가다옘 숲에 잠입해 총공세를 준비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슬람 성직자들은 트리폴리 시내 곳곳의 첨탑에 올라 확성기로 반군 동참을 촉구했다. 반군이 장악한 자위야 지역이나 트리폴리의 시민들은 ‘알라는 위대하다’고 외쳤다. 반군들은 이에 힘입은 듯 정부군과 치열한 교전을 벌였다.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NATO)군도 트리폴리 외곽에서 대규모 공습으로 반군의 트리폴리 진격을 도왔다고 AP통신이 20일 전했다.

반군은 카다피 정권 몰락의 카운트다운이 시작됐다고 밝혔다. 압델 하피즈 고가 과도국가위원회(NTC) 부의장은 “카다피 정권의 최후가 얼마 남지 않았다”며 “오늘밤 당신은 두려움을 넘어서 승리를 외쳐도 좋다”고 말했다고 로이터통신이 21일 전했다.

그러나 정부군의 대응도 여전히 거세다는 점을 감안하면 트리폴리 시가전이 얼마나 오래갈지 장담하기 어렵다.

카다피군과 반군 간 격전이 벌어졌던 트리폴리 동쪽 유전도시 브레가에서는 반군이 정부군의 집중 포격을 받고 후퇴한 것으로 전해졌다. 게다가 트리폴리에는 다른 도시들과 달리 카다피의 최정예 부대인 ‘카미스 여단(32여단)’이 막강한 화력과 함께 배수진을 치고 있어 당분간 격렬한 공방이 불가피하다고 외신이 전했다.

리비아 정부 대변인 무사 이브라임은 이날 “정부군 병사 수천 명이 트리폴리를 방어할 준비를 하고 있다”며 “모든 당사자들이 한자리에 모여 이번 위기를 평화롭게 해결하기 위한 협상을 해야 한다”고 촉구하기도 했다.

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  
파리=이종훈 특파원 taylor5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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