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출때 총기휴대, 릭 페리 텍사스 주지사… 진짜 무기는 ‘일자리 창출’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8월 1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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텍사스주지사, 대권도전 선언… 州 신규일자리 전미 30% 차지美언론 “오바마가 가장 경계”

‘가장 공화당다운 정책을 펴는 정치인’으로 불리면서 내년도 미국 대선 공화당 경선전의 강력한 잠룡으로 꼽혀온 릭 페리 텍사스 주지사(사진)가 13일 대권 도전을 공식 선언했다.

페리 주지사는 “버락 오바마 대통령에게 해고장을 줘야 한다”면서 “미국을 새로운 방향으로 이끌 대통령이 필요하다”며 출사표를 던졌다. 그는 그동안 공식 출마 선언을 하지 않았는데도 각종 여론조사에서 밋 롬니 전 매사추세츠 주지사, 미셸 바크먼 하원의원과 함께 3자 구도를 형성할 정도로 대중적 인기를 누려왔다.

다른 공화당 후보들뿐만 아니라 오바마 대통령도 페리 주지사의 경선 출마를 예의 주시하고 있다. 공군 조종사 출신의 페리 주지사는 1998년 텍사스 부지사에 당선된 후 2000년 조지 W 부시 당시 주지사가 대통령에 당선되면서 공석이 된 주지사직을 승계한 뒤 2002년부터 현재까지 3선에 성공했다.

페리 주지사 취임 후 텍사스는 미국 주(州)들 사이에서 세금 징수율 46위, 교육지출 47위에 머물 정도로 ‘작은 정부’ 정책을 추구해왔다. 친기업 정책에 힘입어 기업들의 오염물질 방출이 가장 많은 주가 됐다. 노조 가입률도 가장 낮으며 직장 의보 가입률도 바닥권이다. 교육 의료 등 정부지출에 인색하다 보니 학교 자퇴율, 10대 임신율, 노인 질환율 등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지난주 대규모 기도회를 주도해 정교 분리자로들로부터 큰 항의를 받는가 하면 산책 갈 때도 총을 들고 다닐 정도로 열렬한 총기소지 지지자이기도 하다. 그가 취임한 이래 텍사스는 미국 내에서 가장 높은 사형 집행률을 기록하고 있다.

하지만 지난 2년 동안 미국에서 새로 생긴 일자리의 30%가 텍사스에서 생겼을 정도로 고용 창출 실적이 탁월하다.

워싱턴포스트는 “페리 주지사의 정책은 공화당의 가장 이상적인 정책 모델로 평가받아왔다”며 “오바마 대통령 측이 가장 주시하고 있는 공화당 후보”라고 전했다.

워싱턴=정미경 특파원 micke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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