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방사능 오염, 아들 많이 낳게 만든다?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6월 7일 16시 01분


코멘트
원전사고와 핵무기 실험 등 대기중 핵물질 확산이 출생 성비(性比)에 변화를 일으킨다는 연구결과가 공개됐다고 영국 일간 데일리 메일이 독일 연구를 인용해 6일 보도했다.

뮌헨 헬름홀츠환경보건연구소가 1964년 이후 미국과 39개 유럽 국가의 인구통계를 분석한 결과 원자폭탄 시험과 방사능 유출 사고가 있었던 지역에서 여아 출생률이 갑자기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에 따르면 1964~1975년에 전세계적으로 남아 출생비율이 상승했으며 1986년 이후에는 동유럽 국가에서 유사한 현상이 발생했다.

연구진은 1964~1975년은 강대국에서 원자폭탄 실험이 활발하게 진행된 시기이며 1980년대 후반의 변화는 우크라이나 체르노빌 원전사고와 시기적으로 겹친다는 데 주목했다.

공동연구자인 하겐 셰르브 박사는 "체르노빌에 더 가까운 나라일수록 여아 성비감소현상이 더 심해졌다"며 이 시기 프랑스에 비해 벨라루스와 우크라이나에서 남아출생률이 더 높게 나왔다고 설명했다.

남아 성비 증가율은 1%에 약간 못미치는 수준으로 조사됐다. 남녀 출생 성비가 105대 101의 정상 수준을 회복하기까지는 몇년이 걸렸다고 연구진은 설명했다.

독일 과학자들의 이번 연구 내용은 방사능에 노출된 동물에서 수컷 출생비율이 높아진 기존 연구결과와도 일치하는 것이다. 또 생식세포에 방사능을 쬐면 X염색체가 주로 손상을 입는다.

즉, 여아로 자라는 수정란은 X염색체를 가진 정자와 난자가 만나야 하는데, X염색체가 방사능에 취약하기 때문에 핵물질이 확산된 지역에는 여아 출생률이 낮아지는 것 같다고 연구진은 추론했다.

연구진은 이에 따라 최근 일본에서 발생한 후쿠시마(福島) 원전사고 여파로 미 서부 해안지방 등지에서도 남아 출생률이 조만간 급증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셰르브 박사는 "방사능의 성비 교란 작용이 일본에 국한될 수도 있지만 물과 공기로 방사성 물질이 확산됐다면 미 서부에서도 비슷한 현상이 발생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디지털뉴스팀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