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 출생증명서 전격 공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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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4월 2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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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놀룰루’ 명시… 보수층에 반격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사진)이 27일 자신의 출생지가 미국이 아니라는 일부 극우파의 수년간에 걸친 공세를 잠재우기 위해 출생기록 관련 서류를 전격 공개했다.

이날 오전 백악관 웹 사이트를 통해 공개된 출생서류에 따르면 오바마 대통령은 1961년 8월 4일 오후 7시 24분 하와이 호놀룰루의 카피올라니 산부인과에서 태어났다. 공개된 서류는 하와이 주가 그의 출생 당시 작성해 보관해온 원본의 사본이다. 백악관의 요청에 따라 하와이 주가 25일 발급했다. 당시 18세였던 오바마 대통령의 어머니와 분만 의사가 각각 8월 7일과 8일 서명했으며 호적 담당자의 서명도 포함돼 있다.

오바마 대통령은 2008년 대통령선거 당시 하와이에서 출생했음을 입증하는 간이서류를 공개한 바 있으나 일부 극우성향 인사들은 그가 케냐 태생일 수 있다는 ‘출생 의혹’을 꾸준히 제기해 왔다. 미국 헌법은 대통령과 부통령이 되려는 사람은 미국에서 태어나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오바마 대통령은 대선출마 때부터 계속돼온 극우파의 의혹 제기에도 불구하고 서류 공개를 거부해 왔다. 법치 사회에서 철저히 보호되어야 할 개인의 사생활 기록을 행정기관이 정치적 이유로 공개하는 선례를 만들 수 없다는 신념 때문이었다. 2008년에 공개한 간이서류는 컴퓨터로 출력되는 것으로 하와이 주민이 요청하면 누구나 발급받을 수 있는 성격이었다. 이번에 공개된 출생서류는 당국이 허락할 때만 발급되는 것이다. 그러나 최근 부동산 재벌 도널드 트럼프 씨가 이 문제를 다시 집중 제기하는 등 논란이 계속되자 더는 소모전을 벌여선 안 된다는 판단을 한 것으로 보인다.

오바마 대통령은 출생서류 공개 직후 백악관 기자실에 나타나 “이런 종류의 어리석은 논란에 허비할 시간이 없다. 서커스장의 호객꾼들에 의해 흔들린다면 (경제 회복이라는) 우리의 문제를 풀 수 없다”고 말했다.

성동기 기자 espr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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