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다피 ‘나 잡아봐라’?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4월 1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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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토 공습 우롱하듯 SUV 타고 도심 누벼

무아마르 카다피 리비아 국가원수가 14일 상반신을 드러낸 채 차를 타고 수도 트리폴리 도로를 질주하는 대담한 모습이 국영TV를 통해 방영됐다. 그동안 그는 안전이 확보된 요새나 학교 같은 실내 공공장소에서 모습을 보였으나 이처럼 언제 어디서 다국적군의 포탄이 날아올지 모르는 도로를 활보한 것은 처음이다. 더구나 이날은 여느 날과 마찬가지로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소속 전투기들이 트리폴리를 공습했으나 카다피 원수는 이에 아랑곳하지 않겠다는 듯 건재를 과시했다.

이날 카다피 원수는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의 선루프 위로 올라가 두 주먹을 연방 허공에 날리며 시내를 돌아다녔다. 짙은 선글라스에 검은색 상의, 목 부위가 둥글게 파인 티셔츠 차림이었으며 즐겨 이용해온 터번 대신 사냥용 모자를 눌러 썼다. 카다피 원수는 이번 전투에서 승리할 자신이 있다는 듯이 주먹을 불끈 쥐며 지지자들의 환호에 답했다. 카다피 원수가 탑승한 차량 뒤로는 경호원이 탄 것으로 추정되는 차량들이 뒤따랐다. 국영TV는 이 동영상을 방영하면서 카다피 원수가 거리에 나온 날 나토 전투기가 트리폴리 내 군사 및 민간시설을 폭격해 민간인 사상자가 발생했다고 주장했다.

한편 제라르 롱게 프랑스 국방장관은 15일 “미국 영국 프랑스 등은 리비아 사태와 관련해 민간인 보호를 규정한 기존의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결의를 넘어서는 조치를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 등 3국 정상은 워싱턴포스트, 더타임스, 르피가로 등 각각 자국의 대표 신문에 “나토와 다국적 연합군은 공습을 계속할 것”이라는 내용의 공동성명을 냈다.

성동기 기자 espr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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