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發 방사능 공포]1,2,3호기 방사능 오염수 차올라… “바다 유입될라” 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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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3월 3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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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농도 방사성 물질에 오염된 물의 바다 유입을 막아라.’

28일 일본 후쿠시마 제1원전 1, 2, 3호기에서 흘러나온 오염수가 바다로 유입될 위기에 처했다. 이 물은 시간당 1000mSv(밀리시버트) 이상의 방사성 물질에 오염됐다. 시간당 1000mSv의 방사선량은 30분만 쏘여도 림프구가 줄어들고 4시간이면 절반 이상이 30일 안에 숨지는 치사량이다. 도쿄전력은 오염수를 제거하기 위해 안간힘을 쏟고 있지만 장담할 수 없다.

오염수는 28일 오후 1, 2, 3호기 터빈실 지하와 각각 연결된 배관터널로 넘쳐흐르기 시작했다. 배관터널은 터빈건물 밖과 터빈실 지하를 U자형으로 잇는 통로다. 터빈실로 향하는 각종 전선이 깔려 있다. 원자로를 식히기 위해 압력용기에 주입한 물이 방사성 물질에 오염된 채 옆 건물의 터빈실 지하로 유출되고 이 오염수가 다시 배관터널로 흘러 차오르고 있는 것이다. 총리 자문기관인 원자력안전위원회의 마다라메 하루키(班目春樹) 위원장은 “배관터널까지 오염수가 차오르는 것은 심각한 일”이라며 “사태가 언제 수습될지 예측조차 하기 어렵다”고 우려했다.

1호기의 경우 오염수가 지표로 넘치기까지 불과 10cm만 남겨둔 상태이고 2, 3호기도 1m 남짓의 여유밖에 없는 아슬아슬한 상황이다. 배관터널에서 바다까지의 거리는 50∼60m여서 오염수가 넘치면 바다로 유입되는 것은 시간문제다. 이 때문에 배관터널 입구 주변에 흙포대를 쌓는 등 임시조치를 취하고 있다.

배관터널의 오염수 수위를 낮추려면 우선 터빈실 지하의 오염수 제거가 필요하지만 작업은 첩첩산중이다. 터빈실 지하에 고여 있는 오염수를 복수기(復水器·증기를 식혀 물로 만드는 장치)에 집어넣어 처리하려고 했으나 복수기에는 이미 물이 가득 차 있고 복수기의 물을 비우려면 또 다른 저장탱크를 비워야 하기 때문이다.

도쿄전력은 오염수가 넘쳐나는 상황임에도 냉각수 주입을 계속할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원자로가 과열되면 물이 줄고 연료봉이 녹아내리는 노심용융이 일어나기 때문에 어떻게든 이를 막아야 한다는 것이다. 결국 냉각수가 넘쳐 터빈실과 배관터널로 흘러드는 현상이 반복될 수밖에 없다.

한편 프랑스는 후쿠시마 원전 문제를 지원해 달라는 일본의 요청에 따라 29일 전문가 2명을 일본에 파견했다. 이에 앞서 18일 프랑스 전력공사는 원전 사고에 투입하는 로봇을 지원하겠다고 제의했으나 일본 측은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도쿄=김창원 특파원 chang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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