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리비아, 核없어 공습 당해”… 美 “국민에 무기 겨눴기 때문”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3월 2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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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비아에 대한 다국적군의 공습을 두고 북한과 미국이 장외 설전을 벌였다. 리비아가 핵개발을 포기했기 때문에 체제 안전에 위협을 받고 있다는 북한의 주장에 미국은 상관관계가 없다고 부인하고 있다.

북한 외무성 대변인은 22일 “미국이 떠들기 좋아하던 ‘리비아 핵포기 방식’이란 바로 안전담보와 관계개선이라는 사탕발림으로 상대를 얼려넘겨(그럴듯하게 속여) 무장해제를 성사시킨 다음 군사적으로 덮치는 침략방식”이라고 주장했다. 북한으로선 핵 포기를 거부할 구실을 찾은 셈이다.

이에 대해 마크 토너 미국 국무부 대변인은 22일(현지 시간) 정례브리핑에서 “리비아 공습은 리비아의 핵무기 포기와는 관련이 없다”며 “카다피가 자기 국민을 향해 무기를 들이댔기 때문에 리비아 공습 사태가 벌어졌다”고 강조했다.

핵문제를 둘러싼 이 같은 장외 설전은 북핵 6자회담이 재개되더라도 난항을 겪을 것임을 예고하고 있다. 윤덕민 외교안보연구원 교수는 “리비아 공습은 북한이 핵을 포기하면 체제를 보장받지 못한다는 주장을 나오게 한 계기를 만들었다”며 “리비아에 핵이 있었다면 미국은 개입에 주저하지 않고 더 빨리 개입했을 것임을 북한에 주지시켜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오스트리아 빈대학의 북한 전문가인 뤼디거 프랑크 교수도 ‘북한의 리비아 교훈’이라는 글에서 “북한은 리비아가 공습받은 이유를 ‘핵 포기’에서 찾으면서 더욱 완강한 입장을 취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영식 기자 spear@donga.com
워싱턴=하태원 특파원 triplet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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