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국적군 리비아 공습]다국적군 사흘째 공습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3월 2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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쫓겨난 카다피軍, 정전약속 깨고 트리폴리 동쪽 무차별 공격

사흘 연속 이어진 다국적군의 리비아 공습이 무아마르 카다피 국가원수의 숨통을 조이고 있는 가운데 미군 전폭기가 야간 공습 과정 중 추락했다. 고장에 의한 것이고 일단은 조종사도 구조됐지만 그렇지 않아도 군사작전에서 2선으로 발을 빼려는 미국을 더욱 움츠리게 만들 일이 터진 것이다. 특히 다국적군이 비행금지구역 범위를 트리폴리 인근까지 확대하기로 함에 따라 다국적군 공군의 피해는 갈수록 늘어날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지적이 제기된다.

트리폴리의 카다피 원수 관저는 20일에 이어 21일 밤에도 다국적군의 미사일 공격을 받았다. 이날 오후 9시경 관저 인근에서 다시 거대한 폭발음과 대공화기 소리가 들렸으며 적어도 한 발은 관저를 명중했다고 외신이 전했다. 이런 가운데 카다피 원수의 막내아들 카미스가 한 조종사의 자살특공 공격을 받아 화상을 입고 병원에서 사망했다는 보도의 진위는 아직 확인되지 않고 있다.

리비아 정부는 카미스 사망설을 계속 부인하고 있지만 반군 측 일부 웹사이트에는 정부군 전투기를 몰고 기수를 돌려 카다피 관저로 돌진했다는 ‘무함마드 무크타르 오스만’이라는 조종사의 이름과 얼굴 사진이 게재됐다. 사진 밑에는 “그의 희생이 자유민주주의 리비아에 의해 보상받기를…”이라는 설명이 달려 있다.

카다피의 행방 역시 여전히 묘연한 상태다. 일부 전문가는 카다피가 20일 다국적군의 관저 공습으로 실제 신변의 타격을 받았을 가능성도 제기하고 있다. 하지만 첫 공습 직후인 20일 전화 녹음으로 국영 TV를 통해 메시지를 전달한 뒤 모습을 보이지 않고 있는 그가 지하 벙커에 몸을 숨겼거나 자신의 영향력이 미치는 서부 지역 모처에 머물고 있을 공산이 크다.

동부 벵가지를 공격하려다 다국적군의 공습을 받고 퇴각한 카다피군은 21일 탱크를 몰고 트리폴리 동쪽 미스라타 시내로 진입했다. 건물 지붕에선 정부군 저격수들이 발포해 시민 수십 명이 사망했다. 반군 대변인은 “정부군은 미스라타에서 정전 약속을 깨고 있다”며 “이곳의 파괴 행위는 상상을 초월한다”고 말했다.

카다피 축출에 가장 앞장서고 있는 영국은 지상군 파견 문제를 본격화하고 있다. 영국 정부 고위관계자는 인디펜던트지 인터뷰에서 “유엔의 이름하에 전면적인 지상군을 파견하는 것과 민간인 보호를 위해 제한적으로 필요한 병력을 파견하는 것은 확실한 차이가 있다”며 지상군 파병을 완전히 배제하지는 않았다.

유재동 기자 jarrett@donga.com
파리=이종훈 특파원 taylor5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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