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다피 차남 박사 논문 표절 조사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3월 1일 20시 17분


英런던정경대 논문 통과뒤 기부금 받아

런던 정경대(LSE)가 무아마르 카다피 리비아 국가원수의 차남 사이프 알-이슬람이 박사 학위 논문을 표절했다는 의혹에 대해 조사에 착수했다.

정치학, 경제학 등 사회과학 분야에서 명성이 있는 LSE는 1일 사이프 알-이슬람이 2008년 이 대학에서 박사 학위를 받은 논문의 표절 여부에 대해 공식적으로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카다피의 후계자로 꼽혀온 사이프 알-이슬람은 2003년 이 대학의 석사과정에 입학해 2008년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학위 논문 주제는 `글로벌 거버넌스 기구의 민주화를 위한 시민사회의 역할'에 관한 것으로 당시 집권당이었던 노동당 상원의원이자 경제학 명예교수인 데사이 경이 심사를 맡았다.

연구자들은 429쪽 분량의 이 논문에서 허락을 받지 않고 다른 사람의 논문에서 인용한 부분이 최소한 10여 개에 이른다고 주장했다.

이 대학은 턴잇인(TURNITIN)이라는 컴퓨터 프로그램을 활용해 표절 여부를 조사 중이다.

논문을 지도했던 데이비드 헬드 교수는 일간지 더 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그가 논문을 냈을 때 혼자 논문을 쓰지 않았고 대필자가 있다는 소문이 있었지만 이를 뒷받침할 증거가 없었다"고 말했다.

심사를 맡았던 데사이 경도 "논문을 자세히 살펴본 뒤 다른 교수들과 함께 사이프 알-이슬람을 상대로 확인했으나 그가 매우 완벽할 정도로 답변을 잘해 논문을 스스로 작성하지 않았다고 의심할 이유가 전혀 없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이 대학은 이와 함께 사이프 알-이슬람이 2008년 박사학위 취득 후 자신의 논문과 관련이 있는 연구소에 150만 파운드(한화 약 28억원)의 기부금을 약정하고 지금까지 전달한 30만 파운드(약 5억6000만원)를 어떻게 처리할지에 대해서도 논의 중이다.

연구소 측은 30만 파운드 가운데 절반 가량을 북아프리카 프로그램에 이미 사용했으며 이를 반납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디지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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