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다피 TV연설서 또 독설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2월 2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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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위대, 알카에다의 마약에 중독… 미국과 서방세계가 무장청년 선동”

이틀 만인 24일 국영TV를 통해 음성메시지를 내보낸 무아마르 카다피 리비아 국가원수는 국제테러단체 알카에다가 반정부 시위를 조종하고 있다며 ‘알카에다 배후설’을 강력히 주장했다.

카다피 원수의 음성메시지는 토크쇼 도중 방영됐다. 그는 반정부 시위대를 지칭해 “당신들은 오사마 빈라덴(알카에다 지도자)의 추종자다. 알카에다가 준 마약에 중독됐다”고 독설을 퍼부었다. 이날 메시지는 친위부대와 반정부 시위대가 격전을 벌이고 있는 자위야 주민을 대상으로 한 것이다. 자위야는 수도 트리폴리에서 서쪽으로 50km 떨어진 중소 도시다.

카다피 원수는 알카에다는 리비아가 직면한 여러 문제의 배후라고 지적하고 “자위야에서 벌어진 일은 그냥 소동이다. 제정신을 가진 사람은 이런 소동에 말려들지 않는다”고 설득했다.

카다피 원수는 또 “(정부를 상대로 싸우는) 무장 청년들은 미국과 서방세계가 선동한 사람”이라며 미국에도 비난을 퍼부었다. 그러면서 “선동하는 사람은 극소수에 불과하다”며 국민들이 나서서 그들을 체포해야 한다고 했다. 카다피 원수는 “리비아 상황은 이집트나 튀니지와는 다르다”라는 것을 여러 차례 강조했다.

그는 또 “그들(외부세력과 알카에다)은 우리를 질시하고 있다. 우리는 모두 무슬림이다. 우리는 미국에 의해 다투고 있다. 빈라덴 테러리스트들이 이 세계를 해체하는 걸 원치 않는다. 그들이 머신건을 장악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나는 힘이 없다. 나는 어떤 권한(authority)도 없다. 나는 1977년부터 모든 인민에게 권한을 주었다”라는 주장도 폈다. 이틀 전 주먹으로 책상을 두들기고 고함을 치던 때와 달리 이날은 시종 빠른 어투였으며 내용도 분노보다는 설득, 비난에 치중했다.

성동기 기자 espr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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