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단 ‘남부 독립’ 투표 통과 확실… 39년 내전 끝내고 새출발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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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1월 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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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차에 걸친 39년간의 내전으로 대학살과 인종 청소, 가뭄과 기아가 상징어가 돼버린 비극의 나라 수단이 역사적인 재출발을 앞두고 있다. 수단 남부의 분리 독립 여부를 결정할 국민투표가 9일부터 일주일간 실시된다. 전체 4394만 명의 수단 인구 중 850만 명의 남부 주민 대다수가 분리 독립에 찬성하고 있어 새로운 독립국가 탄생이 확실시된다.

○ 수단 남부, 새 국가 탄생 확실

7일 AP통신에 따르면 현재까지 투표하겠다고 등록한 사람은 400만 명가량이다. 남부가 따로 독립하려면 등록 투표자의 60% 이상이 투표에 참가해 과반수의 찬성을 얻어야 한다. 독립으로 결정 나면 관련 절차를 거쳐 올해 7월경 새 국가 출발을 선언할 수 있다. 외신은 “남부 수단이 독립 후 유엔 가입을 신청하면 193번째 신생 회원국이 된다”고 전했다.

이번 국민투표는 2005년 기독교계가 다수인 남부의 반군세력과 북부의 이슬람 세력 중심인 정부가 오랜 내전을 끝내고 맺은 평화협정에 따라 이뤄지는 것이다. 남부 자치정부는 85%에 이르는 남부지역의 문맹률을 감안해 그림으로 된 투표용지를 도입했다. 한 손만 그려진 칸은 분리 독립 ‘찬성’을, 두 손을 맞잡은 그림이 있는 칸은 ‘반대’를 의미한다.

○ 투표 제대로 될까…기대 속 불안

관건은 투표의 공정하고 평화로운 진행이다. 남부의 독립에 반대해온 북부의 오마르 알바시르 정권은 지금까지 투표 추진에 공공연히 훼방을 놓았고, 실제 지난해 수단 남북 간 군사적 충돌이 재연된 적도 있었다. 이 때문에 일부에서는 이번 투표가 또 다른 내전을 촉발할 것이라고 우려하기도 한다. 이를 의식한 듯 알바시르 수단 대통령은 4일 남부 수단의 중심도시인 주바를 방문해 “선거 결과에 따라 남부 수단을 지원하겠다”며 “통합을 원하지만 이는 무력으로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투표의 공정성을 담보하기 위해 3000여 명의 국내외 참관단이 투표 현장을 감시한다. 수단 평화운동가로 활동해온 미국의 영화배우 조지 클루니와 코피 아난 전 유엔 사무총장, 지미 카터 전 미국 대통령 등도 참여한다.

○ 석유 등 남북 이권 걸린 난제 많아

남부 주민이 분리 독립을 결정하더라도 실제 독립까지는 많은 과제가 남아 있다. 60억 배럴의 석유매장량 중 70%가 남부에 몰려 있지만 이를 수출하려면 북부의 송유관을 거쳐야 해 석유 이득을 남북이 어떻게 나누느냐 하는 게 가장 큰 쟁점이다. 국경을 긋는 문제나 수력발전소 건설 등 화이트나일 강의 개발 여부를 둘러싼 다툼을 어떻게 조정할지도 큰 난제 중의 하나다.

이정은 기자 light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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