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리애나 로스-레티넌 차기 미국 하원 외교위원장은 4일 이명박 대통령이 최근 북한과 대화재개 의지를 피력한데 대해 우려를 표명하며 "북한의 덫에 빠져서는 안된다"며 대북압박 강화를 주장했다.
플로리다 출신의 공화당 로스-레티넌 의원은 이날 미 하원에서 워싱턴을 방문한 국회 외교통상통일위원회 남경필 위원장 및 구상찬 의원과 회동한 후 별도의 보도자료를 통해 대북대응책이 대화국면으로 변화하는 조짐을 경계하며 이 같이 밝혔다.
로스-레티넌 의원은 보도자료에서 "남 위원장과 구 의원을 만나 북한의 지속되는 공격과 무력 위협에 대응해 동맹국 한국에 대한 강력한 지지 입장을 거듭해서 밝혔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북한은 외교적 대화와 경제적 원조 같은 양보를 얻어내기 위해 침략과 살인을 저지르는 행동을 해온 역사를 갖고 있다"며 "북한이 최근 통탄할만한 행위를 저지른 상황에서 우리가 그러한 덫에 빠져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로스-레티넌 의원은 "책임있는 국가들이 북한에 맞서 단결된 태도를 취하고, 북한체제가 그들의 행동들이 용납될 수 없다는 것을 깨닫도록 압박을 강화하기 위한 공동행동을 취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로스-레티넌 의원은 이날 회동에서 이명박 대통령의 최근 북한 문제 언급을 거론하며 "이 대통령이 새로운 외교적 노력의 문을 열어두겠다는 입장을 시사하고, 북한 비핵화 문제를 6자회담을 통해 외교적으로 해결해야 한다고 밝혔다"며 "북한이 비핵화와 핵 확산 중단을 위한 구체적 조치를 취하기 전까지 추가 대북 경제지원은 중단한다는 입장에도 불구하고, 이 같은 한국의 입장은 중국의 공식 입장을 반영한 것처럼 보인다"고 우려를 표명했다.
로스-레티넌 의원은 "이러한 입장은 당황스러운 것"이라며 새해 들어 전개되는 남북한의 움직임에 대한 한국 내 여론동향과 한국 정부의 입장을 남 위원장 등에게 물었다.
대북 보수강경론자로 북한 테러지원국 재지정 등을 줄곧 주장해온 로스-레티넌 의원의 이 같은 입장은 한국 정부가 대북 대화 가능성을 열어놓는 등 최근 한반도 국면이 대화 분위기로 전환되는 움직임에 반대하는 입장을 피력한 것으로 풀이된다.
남 위원장은 이에 대해 "강력한 군사적 대비태세는 기본적으로 필요하지만 대화의 문을 열어가는 것도 중요하다는 대통령의 말씀에 한국에서 긍정적 평가를 하고 있다"고 국내 분위기를 전했다.
이와 관련, 남 위원장은 회동 후 기자들과 만나 "로스-레티넌 의원 자신의 개인적인 견해는 있을 것"이라며 "하지만 그는 한미동맹을 가장 중요한 동맹으로 여기는 신념을 거듭 밝혔고, 한미동맹의 틀 안에서 한국정부의 입장을 존중하며 북한 문제를 다뤄나가겠다는 의지도 함께 표명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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