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방 임박 아웅산 수치, 민주화운동 재개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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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11월 1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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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얀마 민주화운동 지도자인 아웅산 수치 여사(64)의 석방이 임박했다. 12일 AFP통신에 따르면 정부 관계자는 “계획대로 풀려날 것이 확실하다”며 “현재 석방 시점을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당초 수치 여사는 13일 가택연금 상태에서 풀려날 예정이었다.

니안 윈 변호사는 “당국이 수치 여사를 석방할 거라 믿지만 아직 어떤 통보도 받지 못했다”며 “정부가 합법적으로 구금 상태를 연장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15년가량을 구금 상태로 지내온 수치 여사는 지난해 5월 자신의 집에 무단 침입한 미국인 존 예토 씨 때문에 가택연금 규정 위반 혐의를 적용받아 18개월 추가 가택연금 조치를 당했다.

정부가 ‘눈엣가시’ 같은 수치 여사의 석방을 허용한다면 이는 20년 만에 치러진 총선 결과에 대한 국민의 비난과 국제사회의 여론을 잠재우기 위한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7일 치러진 총선에서 군사 정권의 지지를 받은 통합단결발전당(USDP)은 의석의 80%를 차지했지만 이를 둘러싼 비난은 끊이지 않고 있다.

석방될 경우 수치 여사의 향후 행보가 주목된다. 지지자들은 “수치 여사가 풀려난다면 우선 ‘민주주의민족동맹(NLD)’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 것”이라며 “그는 정치적 활동을 제한하는 당국의 어떤 시도에도 응하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AFP에 따르면 7년 동안 전화와 인터넷 연결이 차단된 채 지내고 있는 수치 여사는 젊은 지지자와 소통하기 위해 트위터에 가입하는 것 외에 별다른 계획을 밝히지 않고 있다. 12일 석방 소식을 듣고 당사 앞에 모인 NLD 당원들은 수치 여사의 석방을 기념하기 위해 지역 병원에 헌혈을 할 계획을 세웠다.

하지만 정부가 수치 여사를 풀어주는 대가로 정권에 위협이 되는 활동을 하지 않는다는 조건을 걸었다는 견해도 있다. 과거 정부는 수치 여사가 양곤을 떠나는 것을 조건으로 석방 협상을 벌인 전력이 있다. 이에 윈 변호사는 “수치 여사는 석방을 대가로 한 어떤 조건도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수치 여사가 반정부 투쟁을 포기할 거란 관측도 있다. 그의 지지기반인 NLD가 총선 참여 여부를 놓고 갈라진 상황에서 수치 여사가 지지세력을 결집하기 쉽지 않다는 것. 이 때문에 전문가들은 “군사 정권이 이젠 수치 여사의 영향력을 두려워하지 않아 석방을 결정했다”고 말한다. 그러나 지난해 수치 여사를 인터뷰한 미얀마 주재 앤드루 헤인 영국대사는 “그는 소식에 매우 밝았으며 명확한 의식이 있었다”며 “수치 여사의 말뿐만 아니라 몸동작 하나하나가 뭔가 참여하기를 원하는 모습이었다”고 말했다.

염희진 기자 salth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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