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 622m 갱도에 갇혔다 70일 만에 구출된 칠레 산호세 광산의 광원 33명이 과거 평범한 삶을 그리워하고 있다고 AFP통신이 22일 전했다. 생전 처음 경험하는 언론의 취재 열기와 유명세를 감당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땅 밑에서 정신적 지주 역할을 했던 최고령 마리오 고메스 씨는 “어디를 가나 취재진에게 둘러싸이는 데 지쳤고 연이은 공식 행사에도 질렸다”며 “좀 조용히 지내고 싶다”고 말했다. 오마르 레이가다스 씨도 칠레 일간지 엘 메르쿠리오와의 인터뷰에서 “이 모든 상황이 너무 초조하고 불안해 잠도 오지 않는다”며 “차라리 지하에 갇혀 있을 때가 더 나았다 싶을 때도 있다”고 말했다.
13, 14일 구출된 뒤 일주일간 가족과의 재회, 귀향 등 이들의 일거수일투족은 전 세계 신문과 방송의 초점이 됐다. 육체노동으로 돈을 벌던 그들에게 이미 쏟아졌거나 기대되는 금전적 수익도 그들을 정신적으로 부담스럽게 만들고 있다. 구출될 때 지하에서 가져온 돌멩이를 나눠준 행동으로 언론의 주목을 크게 받았던 마리오 세풀베다 씨조차 “이런 게 명성이라면 나에게는 어울리지 않는다”고 말할 정도다.
이들의 심리 상태를 점검해온 심리학자 알베르토 이투라 씨는 “이들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휴식”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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