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쇠고기 완전개방이 한미FTA 비준조건될지 불투명”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8월 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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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무차관 “한국 정책변화 요구는 시기상조”

짐 밀러 미국 농무부 차관은 4일(현지 시간) 미 통상전문지인 인사이드유에스트레이드와의 인터뷰에서 “쇠고기 시장의 완전한 개방이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의회 비준의 전제조건이 될 것인지는 분명하지 않다”고 밝혔다.

밀러 차관은 “미 행정부는 한미 FTA 비준을 위해 무엇이 필요한지를 검토하고 있다”며 “한국과의 쇠고기 교역이 국제수역사무국(OIE) 기준에 완전하게 부합하도록 하는 것이 미국의 목표라는 것을 명심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하지만 FTA 비준과 OIE 기준 준수가 동일한 경로로 이뤄질 것인지, 아니면 별개의 경로로 이뤄질 것인지는 확신하지 못한다며 한국 측에 추가로 안을 내놓기 전에 미국 내에서 논의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밀러 차관의 이 같은 언급은 미국산 쇠고기에 대한 거부감이 강한 한국 내 정서를 감안할 때 쇠고기 시장의 완전한 개방을 FTA 비준의 전제조건으로 삼을 경우 FTA 비준이 어려워질 수 있다는 현실을 감안한 것으로 보인다. 그는 “현재 월령 30개월 미만의 쇠고기만 수입하는 한국이 OIE 기준에 따라 모든 연령대의 쇠고기로 수입을 개방하도록 할 경우 이는 한국의 정책변화를 요구하는 것”이라며 “FTA 비준을 위해 이런 계기가 필요한지를 언급하는 것은 시기상조”라고 밝혔다.

하지만 미국의 대표적인 ‘비프벨트(쇠고기 생산지)’인 몬태나 주 출신의 맥스 보커스 상원의원(민주)은 이날 한국에 쇠고기 시장을 전면 개방할 것을 거듭 요구했다. 그는 미국 농업무역 정책을 주제로 열린 상원 농림식량위원회 청문회에서 한미 FTA와 관련해 “나쁜 협정을 갖기보다는 협정을 하지 않는 것이 낫다”고 주장했다. 보커스 의원은 “모든 부위와 모든 월령의 미국산 쇠고기에 대해 한국이 시장을 열어주지 않을 경우 한미 FTA에 대한 상원 청문회 일정을 내가 왜 잡아야 하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보커스 의원은 한미 FTA 비준 절차를 담당하는 핵심 상임위원회인 상원 재무위 위원장을 맡고 있다.

이에 앞서 미 상원은 5월 쇠고기 시장 완전 개방을 촉구하는 결의안을 만장일치로 채택한 바 있다.

워싱턴=최영해 특파원 yhchoi6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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